현대중공업 노사갈등 문제가 국회 울타리를 넘어 정치 문제로 확산될 조짐이다.

김종훈 무소속 의원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지부장 백형록)는 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금·단체협상과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라"고 요구했다. 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회사에 교섭 타결을 촉구하는 대신 정치권과 정부에 현대중공업 상황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기자회견 직후 지부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국민의당 지도부와 연이어 면담을 갖고 현대중공업 상황을 설명했다. 원만한 교섭을 위해 중재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해 회사가 분사를 통한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을 추진한 것이 발단이 돼 갈등을 키워 왔다. 지부는 6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정부세종청사에서 면담을 가진다. 이 자리에서 지부는 현대중공업이 분사를 통해 자회사를 설립한 까닭이 3세 경영승계를 위한 것이라고 밝힐 계획이다. 공정거래위가 현대중공업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백형록 지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몽준 대주주의 지분을 아들과 딸들에게 상속하기 위해 자회사를 만들었고, 이후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주회사에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한 후 3세에게 경영을 승계하려는 음모가 있다"고 주장했다.

백형록 지부장 등 지부 간부는 이날부터 2박3일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진행한다. 12일에는 조합원 1천여명이 상경해 투쟁단 규모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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