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우정노조(위원장 김명환)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어가는 집배원을 살려내라”며 우정사업본부에 인력 확충을 요구했다. 전국우정노조
최근 잇단 집배원 과로사로 장시간 중노동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자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인력 100명 증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우정노동자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계획”이라며 “지역별 특수성과 배달환경을 고려할 때 집배인력을 3천600명 증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우정노조(위원장 김명환)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죽어 가는 집배원을 살려 내라”며 우정사업본부에 인력확충을 요구했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우정노동자 15명이 세상을 떠났다”며 “인력만 제때 충원됐더라도 우정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 연평균 노동시간을 2천531시간으로 발표했는데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천876시간”이라며 “집배원 1인당 연간 345시간 무료노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집배원 실제 노동시간을 감안할 때 3천600명 정도의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가평우체국 소속 용아무개 집배원이 이달 9일 출근 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최근 6개월간 가평우체국에서만 3명의 집배원이 목숨을 잃었다. 충남 아산우체국에서도 올해 집배원 두 명이 연이어 과로사로 숨졌다.

노조에 따르면 집배원 1인당 담당 가구는 2015년 기준 일본 378가구, 미국 514가구, 한국 1천160가구다. 한국이 일본의 4배에 육박한다. 집배원 1인당 담당인구는 2천763명으로 미국(1천400명)의 두 배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이 지난달 관할지역 4개 우체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집배원 1인당 하루 평균 1천통의 우편물을 배달하고 월 평균 57시간을 초과근무했다. 반면 연평균 연차휴가 사용일은 2.7일에 그쳤다. 집배원 통상 출근시간은 오전 7~8시인데, 인력 부족으로 새벽 5시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경우가 태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 집배원들이 업무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다”며 “현실을 반영해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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