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양대 노총이 국제노동기구(ILO) 106차 총회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에 ILO 핵심협약 비준 이행을 촉구하고 ILO에 협력을 요청했다.

김주영 "양질의 노동 보장되는 정의로운 전환 실현해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현지시각으로 13일 오전 스위스 제네바 유엔 본부 총회장에서 열린 ILO총회 대표연설에서 "정의로운 전환은 현재의 노동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노동기본권 침해·저임금·불안정한 고용·열악한 노동환경·취약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창출되는 일자리는 결코 양질의 일자리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한국 노동자들은 일방적 성과연봉제와 쉬운 해고 지침, 전임자임금 지급금지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ILO 핵심협약 비준이 저조하고 비준협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국제적인 우려의 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노동기본권이 완전히 보장되는 친환경 일자리 창출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과 노동자 기대 속에 탄생한 한국 정부는 양질의 노동이 보장되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며 "정부가 약속했던 위법한 지침 폐기·최저임금 인상·노동시간단축·경제민주화 실현·비정규직 감축·강제노동과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에 관한 ILO 핵심협약 비준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이 라이더 "협약 비준보다 중요한 것은 이행"

양대 노총은 지난 12일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과 간담회를 갖고 문재인 정부 노사관계 전망과 ILO의 역할을 주문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새 정부 탄생과 동시에 노동계가 큰 기대를 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임기 중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노총은 ILO 핵심협약 비준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최저임금 문제 등 정부와 한국노총이 약속한 정책연대협약을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인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직무대행은 "촛불민심과 노동자 힘으로 탄생한 정부이기에 새로운 사회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면서도 "자본과 보수세력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9월 한국을 방문해 ILO 국제협약 비준이 선언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가이 라이더 총장은 "ILO 협약을 비준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비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협약 이행"이라고 답했다. 그는 "협약 이행을 위해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ILO는 한국 노동환경 개선에 연대와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

국제 노동계 "한상균 위원장 석방하라"

한편 이번 총회에서 각국 노동단체 대표들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석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12일 필립 마르티네스 프랑스노총(CGT) 사무총장이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를 조직했다는 이유로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은 한상균 위원장을 생각한다"며 "국제 노동조합운동과 함께 한 위원장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달 9일 기조연설을 한 스티븐 코튼 국제운수노련(ITF) 사무총장과 앰벳 유손(BWI) 사무총장도 한 위원장의 조속한 석방을 주문했다. 유손 사무총장은 "문재인 대통령 당선이 진정한 민주주의의 새 시대와 노동탄압 종식의 계기가 되길 희망하며, 한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들의 석방과 ILO 기준에 따른 노동기본권 보장이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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