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7일에 이어 8일에도 열린 김이수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야당 공세로 진통을 겪었다. 이날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의총에서 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의견을 냈고, 김상조 후보자에 대해서도 '조건부 찬성' 입장으로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3명의 후보자 모두에게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통진당 해산결정 때 소수의견이 결격사유?

헌법재판소장(김이수)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유기준)는 8일 국회에서 김이수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증인·참고인이 참석한 가운데 김 후보자가 통합진보당 해산결정 당시 내놓은 소수의견에 질문이 집중됐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통진당 해산결정시 소수의견을 냈는데 그 논거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말했고, 같은 당 백승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추천을 받아 헌법재판관이 된 김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 뜻대로) 소수의견을 낼 수밖에 없었다고 공·사석에서 이야기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소수의견은 유럽인권재판소·베니스위원회(세계헌법재판기관협의체)·국내 헌법학자 등의 입장과 이론을 참고했다”며 “공·사석에서 더불어민주당 뜻대로 소수의견을 냈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오신환 바른정당 의원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다수의견보다 소수의견이 찬양·미화된다면 헌법재판소 판결의 권위와 정당성을 해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헌환 교수는 “헌법적 쟁점을 다루는 헌법재판소에서 소수의견은 사회의 건강성을 보여 주는 지표”라며 “소수의견 견해가 얼마나 받아들여지느냐는 사회적 영역이기에 나중에 소수의견이 다수의견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몸 낮추고 “야당 설득할 것”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강경화·김상조·김이수 후보자 카드가 야당 공세로 위태로운 상태를 맞은 형국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세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내놓은 상황에서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총을 열고 강경화 후보에 대해 부적격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세금탈루·거짓해명 등 도덕적 흠결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그렇다고 도덕적 흠결을 만회할 만한 업무능력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상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도덕적 흠결이 심각하나 재벌개혁 등 개혁성을 고려해 부인 부정채용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검찰 고발을 더불어민주당이 수용하면 청문요구서를 채택하겠다”고 주장했다.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통진당 해산결정에 소수의견을 낸 사람을 헌법재판소장으로 임명하는 것은 국민적 동의를 얻기 어렵다”며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는 청문회 절차가 끝난 뒤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만 여야 이견이 없는 상태다.

여당은 몸을 낮추며 야당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세 후보자에 대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국정공백 장기화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라는 국민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대화와 타협 속에서 임명동의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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