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발생한 LG유플러스 현장실습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LB휴넷이 사건이 발생한 지 4개월여 만에 사과했다. 재발방지를 약속했지만 노동조건을 쥐락펴락하는 원청 LG유플러스는 여전히 협상 자리조차 거부하고 있어 합의안 실행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7일 LB휴넷과 유가족 배·보상, 재발방지 대책을 담은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LB휴넷은 이날 정오께 유족을 만나 사과했고, 구본완 대표 명의로 공개사과문을 발표했다. 양측은 지난 4월25일부터 교섭을 진행했다.

공대위가 밝힌 합의서에는 △LB휴넷 대표이사 명의의 공개사과와 유가족 대면 사과 △유가족 배·보상 △감정노동자 보호대책 마련 △시간외근무 중단 △전주시 감정노동 실태조사 적극 협조 △일반상담 업무와 영업상담 업무 분리 등 작업환경 개선대책 마련이 담겼다.

공대위는 이날 오후 전주LG유플러스고객센터 앞에서 활동내역과 교섭결과 등을 보고하는 보고대회를 열었다. 보고대회 후 전주공대위는 공식 해산했다.

보고대회에서는 원청인 LG유플러스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장준 공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번 합의와 관련해 “유가족과 공대위가 4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요구해서 처음으로 사과를 받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원청인 LG유플러스가 여전히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자신들이 사과하는 것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박장준 위원장은 “이번 사건이 한 협력업체만의 일이 아닌 만큼 LG유플러스가 직접 책임지고 해당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LG유플러스가 계속 책임을 하청업체에 떠넘긴다면 사회적인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주의 한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인 고 홍수연양은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상담원으로 일하다 지난 1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3월 진상규명을 위한 공대위가 꾸려져 LG유플러스와 LB휴넷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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