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사가 대규모 인력감축 뒤 발생한 초과노동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노동자들은 회사에 별도 초과근로수당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29일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전국 영업점당 1~2명의 결원이 생긴 상황”이라며 “인력충원 없이 남은 직원들이 업무공백을 나눠 메우는 상황이라 조합원들의 노동시간이 지난해보다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지부는 조합원들이 하루 평균 1~2시간씩 더 일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1월 희망퇴직으로 2천800여명을 줄였다. 전체 직원의 15% 수준이다. 2015년에도 1천명 이상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2년 새 4천여명이 줄었는데도 인력충원은 요원한 상태다. 지부는 "올해 정규직 신규채용은 아직 없고, 경력단절여성을 포함한 파트타이머 218명을 채용한 것이 전부"라고 밝혔다.

은행은 직원들에게 포괄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초과근로수당 상한을 월 12시간으로 설정하는 식이다. 초과근로시간이 13시간이든 50시간이든 월 12시간만 초과근로수당을 받을 수 있다. 지부는 적어도 상반기 중 발생한 초과노동은 회사가 한시적으로라도 별도 수당을 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부가 노사협의회에서 초과근로수당 지급을 요구했지만 은행측은 거부했다.

지부는 “정확한 초과근로시간을 파악하기 위해 회사에 PC오프제 등 관련 데이터 제공을 요구하고 있는데 은행이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은행 관계자는 “영업점 인력부족 상황을 감안해 본부 직원 상당수를 영업점으로 파견하고 최근 70여명의 정규직을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 대졸사원을 공채할 예정으로, 이미 발생한 초과근로수당 지급 여부는 노조와 협의해 입장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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