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여러 계열사에서 인력·비용 감축에 나선 태광그룹에 “대대적인 노동자 쥐어짜기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희망연대노조·기술서비스 간접고용 노동자 권리보장과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태광그룹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흥국생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광그룹은 시대흐름에 역행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공공부문을 필두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이어지고 있다. 민간부문도 호응하고 있다. 하지만 태광그룹은 여러 계열사에 있던 일자리를 없애고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다.

흥국생명에서 벌어지는 일이 대표적이다. 흥국생명은 이달 12일 전국 영업점 140곳을 80곳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시기 지점장 50여명이 직위해제됐다. 반강제적인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티브로드는 지난해 7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도 지난달과 이달 이미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대상자를 미리 정하고 퇴직을 강요하는 '찍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디지털케이블미디어센터와 한국케이블텔레콤에서도 노동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각각 희망퇴직과 성과연봉제가 시행됐다.

구조조정의 표면상 이유는 수익 악화다. 태광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5년에 비해 57.5% 하락했다. 그런데 이는 같은 기간 기부금이 36억원에서 165억원으로 5배 가까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유형자산 손상차손 486억원과 충당부채전입액 225억원 등 2015년에 없던 비용이 발생한 것도 원인이 됐다. 노동계는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법원의 최종심을 앞두고 회사가 형량을 줄이기 위해 기부금을 큰 폭으로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참가자들은 “태광그룹이 인력감축과 노동자 쥐어짜기로 회사의 경영악화를 극복하겠다는 행보를 지속한다면 투쟁으로 맞설 수밖에 없다”며 “다른 재벌보다 우선 태광 재벌의 개혁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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