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여성 직장인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꾸준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2000년대 후반부터 휴직자 복귀비율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용시장에 긍정적 신호인데, 대기업 고임금 사업장을 중심으로 복귀율이 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22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내놓은 ‘한국 여성의 고용과 경력단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육아휴직을 사용한 후 직장에 복귀한 여성 비율은 2008년 68.7%에서 2015년 76.9%로 증가했다.

복귀율은 육아휴직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1년 89.2%로 가장 높았다. 당시 육아휴직 사용률은 17.2%로 매우 낮았다. 휴직 후 복귀할 가능성이 높은 전문직 여성 위주로 육아휴직제도가 활용된 셈이다.

복귀율은 지속해서 낮아졌다가 2008년 68.7%로 최저점을 찍은 뒤 2015년까지 계속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육아휴직 사용률은 48.7%에서 59.2%로 높아졌다. 사용률과 복귀율이 동시에 증가한 것이다.

고용정보원은 회사 내 어린이집 설치 증가로 일하면서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된 것을 복귀율 증가 원인 중 하나로 파악했다. 육아휴직 사용에 대한 회사 내 인식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뀐 것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

윤정혜 전임연구원은 “예전에는 육아휴직이 퇴직기한 늦추기용으로 활용된 측면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기혼 여성 근로자의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중요한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규모가 크고 임금수준이 높은 사업장이 육아휴직 복귀율도 높았다. 2015년 기준 직원 1천명 이상 사업장의 복귀율은 81.9%였다. 10인 미만 사업장(69.3%)이나 10~99인 사업장(66.9%)보다 높았다. 100~299인 사업장은 71.9%, 300~499인 사업장은 78.5%를 기록했다.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이 250만원 이상인 사업장의 복귀율은 83.7%나 됐다. 반면 125만~250만원 미만 사업장은 75.2%, 125만원 미만 사업장은 64.9%에 그쳤다.

윤 전임연구원은 “육아휴직 사용을 활성화하고 직장 복귀율을 높이려면 휴직자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금지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며 “중소기업의 인식 개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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