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에 따르면 노사는 올해 안에 3천여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전환 대상자들은 주로 영업점에서 일하는 창구 텔러들이다. 이들은 정년까지 고용이 보장되는 반면 임금·승진·복지에서 차별을 받아 왔다.
채용 절차가 다른 까닭에 대졸 공채에 비해 직무도 한정돼 있다. 임금은 절반 수준이다. 노동계가 은행 창구 텔러들을 '중규직'이라고 부른 배경이다.
지부는 지난해 사측에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사측도 긍정적인 의사를 보였다. 노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는 TF를 운영되고 있다. TF가 운영되는 동안 노사는 직군 신설 없이 무기계약직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금껏 다른 시중은행들이 대졸 공채사원보다 낮은 직군을 만들어 무기계약직들에게 부여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홍보한 것과 비교된다. 기업은행 노사는 대졸 공채와 은행 창구 텔러 채용절차를 일원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계획이 이행될 경우 장기적으로 대졸 공채사원과 은행 창구 텔러 사이의 임금·복지·직무 범위 상 차이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지부 관계자는 “노사가 기존 시중은행과 달리 별도 직군을 만들지 않고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에만 뜻을 모았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며 “기존 정규직 조합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세부적인 전환방식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