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호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조합원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조합원 김종호(53·사진)씨는 20년 경력의 형틀목수다. 대구 칠곡 경북대병원 암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일한다.

그는 안전한 일터를 바랐다. 일하면서 산업재해를 당한 동료를 숱하게 지켜봤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다치지 않고 일하는 것을 천운으로 여긴다. 김씨는 "노동자들이 회사에 안전시설을 설치해 달라, 작업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아도 처음부터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사람답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마주한 부조리도 비판했다. 그는 "산재예방을 위한 안전관리비를 비자금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대우건설이 노동자 생명·안전에 써야 할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비자금으로 조성해 공무원들에게 뇌물로 제공한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산업안전보건법(30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산재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일정 비율 이상 도급비나 사업비에 반영해야 한다.

김씨는 "원청인 대우건설이 이런 지경인데, 하청업체들은 어떻겠냐"고 반문한 뒤 "노동부가 있는 법이라도 잘 지켜지고 있는지 현장 관리·감독을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안전한 건설현장이 되면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확신했다.

"청년실업이 최고치를 찍고 있다고 하잖아요. 건설현장이 고용창출 일등공신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처럼 계약직·일용직이 대다수이고, 작업환경마저 열악하면 어느 젊은이가 건설현장에서 일하겠습니까. 고학력 청년실업자들이 땀 흘려 일하면서 보람을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건설현장을 안전하고 질 좋은 일자리로 만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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