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로드가 희망퇴직 대상자를 미리 선정해 퇴직을 강요하는 '찍어퇴직(찍퇴)' 논란에 휩싸였다.

27일 희망연대노조 티브로드지부에 따르면 티브로드는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차 희망퇴직 시행 후 4개월여 만에 2차로 진행되는 희망퇴직이다. 접수 첫날인 24일부터 각 사업부 부서장들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면담을 하면서 일부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대상자"라고 얘기하면서 퇴직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해 놓고, 내부적으로는 장기근속자·고연봉자·성과평가가 저조한 자·노조 조합원을 대상자로 선정한 것 같다"며 "희망퇴직을 하지 않을 경우 대기발령이나 불이익 처분까지 언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가 부서장 면담을 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티브로드는 전체 직원 615명 중 240명을 감원목표로 잡고 사업부별로 10명씩 내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ABC사업부에서는 한 직원에게 "(당신은) 희망퇴직 대상자다. (퇴직) 예스냐 노냐"를 질문하거나, 또 다른 직원에게는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ABC사업부 광고파트에서 일하는 직원에게는 "광고부서가 없어지니 외주대행사로 가던가 희망퇴직을 하라"고 강요했다.

"1차 대상자니까 준비하고 있으라"(전주사업부)거나 특정직원들에게 "평가가 안 좋아서 선정됐으니, 거부하면 대기발령 등 불이익이 있을 것"(대구사업부)이라고 압박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지부는 밝혔다.

노조가 '찍퇴'에 반발하는 소식지를 배포하고 해당 사업부 앞에서 피케팅을 하자 회사는 26일 전 직원 대상 공지를 띄워 "희망퇴직이 잘 안 되면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티브로드는 공지에서 "회사가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이유는 미래의 경영상 이유로 인해 회사가 무너지는 것을 볼 수만은 없는 안타까운 심정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라며 "만약 희망퇴직 신청기간 내 모두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회사는 경영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티브로드가 미래 존속을 위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희망퇴직과 권고사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티브로드 가족들과 함께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티브로드는 노사상생의 길을 외면하지 말고, 희망퇴직 시행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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