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광화문사거리 인근 광고탑에서 고공 단식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건강이 급속하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시민·사회단체는 "투쟁에 연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만원행동)은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사거리 농성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곡기마저 끊고 하늘로 오른 동지들의 결단과 결기를 더 많은 현장과 지역으로 확산하자"고 밝혔다.

지난 14일 광고탑에 오른 노동자 6명의 단식·고공농성은 이날로 13일째다. 물과 소금만 먹은 탓에 혈당과 혈압이 떨어지고 기력이 쇠했다는 후문이다. 잦은 설사로 인한 탈수증세도 겪고 있다. 큰 일교차도 고공농성 노동자들을 괴롭히는 요인이다.

이상목 금속노조 하이디스지회장은 "6명의 노동자들은 개별 사업장 문제 해결을 바라고 농성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며 "노동 3권 보장과 정리해고·비정규직 철폐 같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성자들이 건강하게 땅에 내려올 수 있도록 연대투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만원행동은 "사람답게 살아 보겠다고 시작한 노조활동이고 농성이니까 꼭 건강하게 내려와야 한다"며 "노동자 모두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이 광장과 거리에서 터져 나오게 하겠다"고 밝혔다.

농성장 인근을 지키고 있는 차헌호 금속노조 아사히사내하청지회장은 "대선후보들이 노동의제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해야 하는데 지금은 유세장에서조차 비정규직 문제 언급을 꺼린다"며 "노동자들의 연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고공 단식농성 노동자들은 이날 "사드 가고 평화 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농성장에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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