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대법원이 왕실 모독죄로 감옥에 갇힌 노동운동가 소묫 프늑사까셈숙(56)씨의 감형을 결정했다. 20일 노동계에 따르면 태국 대법원은 최근 소묫씨의 형량을 11년에서 7년으로 줄였다.

소묫씨는 태국에서 30년 이상 노동운동을 했다. 진보적인 성향의 주간지 <레드 파워> 발행인으로도 활동했다.

태국 사법부는 2010년 소묫씨가 지난해 서거한 푸미폰 국왕에 대한 풍자기사 2건을 신문에 내보낸 것을 두고 왕실 모독죄로 각각 5년, 별도 명예훼손죄까지 더해 총 11년을 선고했다.

소묫씨는 2011년 수감돼 현재까지 감옥에서 복역 중이다. 이번 판결로 형량이 줄면서 내년 4월 출소하게 됐다.

소묫씨와 한국 노동계와의 인연은 각별하다. 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중가요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태국어로 번안해 현지에 보급했다. 한국 정부가 노동계를 탄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집회를 했다.

이런 인연으로 전태일재단은 지난해 소묫씨에게 전태일 노동상 특별상을 수여했다. 수상 소식은 태국의 유력 영자신문인 방콕포스트에 소개됐다. 소묫씨는 수감 중 정치학 학사 과정을 수료했다. 출소 후 활동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 관계자는 "소묫씨의 구속이 정치적인 이유에 의한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며 "태국 대법원이 국제사회와 해외 노동단체의 여론을 감안해 형량을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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