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안전 최대주주인 청호이지캐쉬가 자신들이 추천한 인물을 상임이사로 앉히는 데 실패했다.

노동계가 반발했기 때문이다.

18일 노동계에 따르면 금융안전은 이날 오전 서울 대방동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최기의 전 KB국민카드 사장을 차기 상임이사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내용의 안건을 심의했지만 끝내 부결됐다.

금융안전 지분 60%를 보유한 우리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IBK기업은행측 비상임 이사들이 반대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노조(위원장 허권)와 금융안전지부(위원장 이동훈)는 청호이지캐쉬가 금융당국과 공모해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 청호이지캐쉬 주도로 기존 1명이었던 상임이사가 2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내용의 정관 개정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4억원가량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한다. 시중은행 주주들은 정관 개정에 일제히 찬성했다.

노동계는 향후 회사 대표 상임이사로 금융감독원 출신 고위관료가 오고, 상임이사에는 청호이지캐쉬 추천 인사가 임명될 것으로 봤다. 비상임에서 상임이 된 감사 자리에는 행정자치부 출신 인사가 내려올 것으로 우려했다. 금융안전은 이달 7일 열린 이사회에서 최기의 전 사장 상임이사 선임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노조·지부의 반대집회와 항의방문을 감안해 안건을 부의하지 않았다.

이날 이사회가 열리던 때 노조와 33개 지부 대표자들은 청호이지캐쉬를 규탄하는 항의집회를 했다. 결국 문제의 안건이 상정됐지만 반대 의견이 많았다.

노조는 “당초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로 이사회가 안건을 부결시켰을 뿐 아니라 청호이지캐쉬측 인사가 아닌 우리은행 출신 김재국 부사장에게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기기로 했다”며 “33개 지부 전체의 연대투쟁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