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노조(위원장 주성환)가 13일 역량향상프로그램(PIP) 교육 중단을 촉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와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에 진정을 냈다. SK플래닛은 희망퇴직 거부자이자 노조간부들을 대상으로 4년째 장기 PIP교육을 시키고 있다. 노조는 지난 12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앞으로 탄원서를 보냈다.

주성환 위원장은 이날 인권위에 보낸 진정서에서 "회사는 희망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역량향상교육에 입소시켜 퇴사를 압박·종용해 왔다"며 "4년째 닭장에 갇힌 닭처럼 회사와 격리된 별도 공간에서 하루종일 감시당하며 동영상 교육을 받고 시험을 봐야 하는 모멸적이고 비인간적 압박교육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주 위원장은 "업무와 큰 연관성이 없는 동영상 교육으로만 이뤄져 있고, 과도한 학습량과 일일평가로 한 인간을 정신적·육체적으로 무너뜨리는 퇴출 목적의 반인권적 프로그램"이라며 "현장을 방문해 인간으로서 기본적 존엄과 가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다.

노동부 성남지청에는 SK플래닛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해 8월8일 노조 설립 이후 퇴출과 압박교육이 극심해졌다"며 "성적 공개도, 평가기준도 알려 주지 않는 일방적 평가를 통해 저성과자로 포장해 노조 부위원장을 부당하게 해고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신생노조를 무력화하고 와해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인사권 남용으로 정년보장법을 위반한 위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는 "SK행복론을 SK플래닛에서도 실행해 달라"고 했다. SK가 추구하는 가치가 행복이며, 고객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하는 사람이 먼저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는 게 SK행복론의 골자다.

최근 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하이닉스는 주주총회를 열어 "지속적인 이윤 창출" 대목을 지우고 대신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더불어 성장하겠다"는 문구를 넣은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주 위원장은 "SK 구성원과 그 가족의 행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것은 SK 행복론에 어긋난다"며 "현업에 복귀해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