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가 공장운영 효율화를 이유로 맥주를 생산하는 강원공장의 생산라인 일부를 중단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강원·전주·마산공장에서 맥주를, 이천·청주·익산공장에서 소주를 생산한다.

12일 하이트맥주노조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강원공장 병 생산라인 3곳 중 2곳에서 생산이 중단됐다. 생산직 33명에게 휴업명령이 내려졌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3일 열린 노사협의회에서 하이트맥주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다며 생산라인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입맥주 시장이 확대되고, 롯데칠성 등 국산 맥주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 공감도 했고, 반대하는 것도 아니지만 당장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조합원들과 논의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며 "그럼에도 회사는 노사협의회 다음날(4일)까지 답을 안 주면 부분휴업을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노조가 답을 주지 않자 회사는 5일 오전 강원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부분휴업을 골자로 한 '공장운영 효율화방안' 설명회를 열었다. 같은날 오후에는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을 하고 인원 재배치와 부분휴업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하며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으면 부분휴업에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압박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직원들은 "노조에 위임하겠다"며 회사가 내민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회사는 이달 10일부터 병 생산라인 부분휴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매출이 일부 줄었다고 해서 노조와 협의 중 일방적으로 휴업을 강행한 것은 부당한 행위"라며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휴직구제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14일 노사협의회를 개최한다. 회사가 부분휴업을 철회하지 않으면 17일부터 출근·중식집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노조와 계속 협의 중"이라며 "회사 정상화가 우선이기 때문에 근무형태 변경을 포함해 다양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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