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한국씨티은행지부가 회사의 유례없는 대규모 영업점 축소 전략에 반발하며 대응을 본격화한다.

지부는 11일 제주지점을 시작으로 전국 100개가 넘는 폐점 예정 지점에서 조합원들이 릴레이 1인 시위를 한다고 10일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소비자금융그룹 영업점 운용전략을 통해 출장소를 포함한 126개 지점을 25개로 통폐합한다고 밝혔다. 영업점 5곳 중 4곳을 없앤다는 얘기다.

영업점 통폐합은 새해부터 예고됐다. 씨티은행은 올해 비즈니스전략으로 영업점 허브화와 집중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지부와 회사 간 협의가 진행됐다. 그러던 중 회사가 지부에 사전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영업점 통폐합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폐점을 앞둔 영업점에 다니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무설명회가 이어지고 있다. 지부는 "회사가 직무 전환에 대한 세부계획 없이 다수 직원들을 콜센터 근무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직무설명회 시간표를 보면 고객가치센터·고객집중센터 소개와 질의응답이 주요하게 배치돼 있다. 고객가치센터는 씨티은행의 인바운드 전화영업, 고객집중센터는 아웃바운드 영업조직이다. 둘 모두 서울에 위치해 있다. 생소한 업무와 격지 배치로 직원들을 구조조정하려는 사전 포석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부는 “회사가 영업점 경력 20~30년의 직원들에게 하루아침에 콜센터 업무를 부여한다는 어처구니없는 계획을 세웠다”며 “지방에서 올라올 직원들을 위한 임차 계획이 전혀 없는 것을 보면 가정을 포기하든지 은행을 나가든지 알아서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회사 방침이 지방 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창원·울산 등에는 씨티은행 영업점이 한 곳뿐인데, 은행 계획대로라면 모두 사라지게 된다. 지부는 영업점 축소 계획이 발표된 후 회사와 만나 철회를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지부 관계자는 "영업점별 20억원 이상의 이익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와 협의 도중 회사가 유례 없는 대규모 영업점 폐쇄에 나선 것"이라며 "금융당국·국회에 부당함을 알려 사측의 납득할 수 없는 조치를 철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통폐합에 따른 가용인력들에게 콜센터뿐 아니라 자산관리센터 등을 세워 직무를 부여할 계획"이라며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인력 축소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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