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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노동과 의료가 만나는 대안사회를 위해 ②] 촛불혁명 다음은 의료혁명이다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
나영명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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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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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

촛불민심이 광장을 열었고,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5월9일에는 19대 대선이 치러진다.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건의료 분야에도 적폐가 적지 않다. 병원 노동자들은 부족한 인력 탓에 중노동을 감내해야 한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감염병 관리에 취약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의료전달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보건의료노조가 이와 관련한 대선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노동과 의료가 만나 적폐를 청산하고 의료공공성을 높이자는 내용이다.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2015년 대한민국을 불안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는 취약한 보건의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국가방역체계는 엉망이었고, 공공의료는 취약했다. 의료재난 대응 컨트롤타워는 부재했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정부는 무능했다. 국내 최고를 자랑하던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됐다.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는 작동하지 않았다.

피해는 컸다. 메르스 사태 217일 동안 186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38명이 숨졌으며, 1만6천693명이 격리됐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규모는 적게는 10조원, 많게는 20조원으로 추산됐다. 보건의료의 총체적 부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막대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모든 국민의 꿈이다. 다행히 기대수명은 높아지고 있다. 2011년에 태어난 아기의 평균 기대수명은 81.2세(여성 84.45세, 남성 77.65세)로 100세를 향해 가고 있다. 반면 건강수명은 70.74세(여성 72.48세, 남성 68.79세)에 머물러 있다. 질병을 앓으면서 살아가는 기간이 무려 10.46년이고, 비싼 병원비 때문에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게 현실이다.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병원비 걱정 없는 100세 국민건강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의료혁명이 필요하다.

의료혁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추진돼야 한다. 첫째는 의료이용체계를 혁신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기관들은 병상규모 경쟁, 화려한 시설 경쟁, 비싼 장비 경쟁, 환자유치 경쟁, 돈벌이 수익경쟁에 내몰려 있다. 1-2-3차 의료전달체계는 붕괴상태다. 대형병원으로 환자 쏠림현상이 심각하다. 지역 간 건강불평등이 크고 의료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중복투자·과잉투자에 의한 부작용도 심각하다. 2014년 현재 인구 1천명당 병상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이 4.8병상인 반면, 한국은 10.3병상으로 공급과잉 상태다. CT(컴퓨터단층촬영)·MRI(자기공명영상)·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 등 고가장비도 OECD 국가보다 1.5~2배 정도 많다. 과잉이다. 병상과잉과 장비과잉은 과잉진료로 이어지고, 국민은 비싼 의료비 부담을 강요당하게 된다.

‘하얀 전쟁’이라 불리는 의료기관 간 경쟁체계를 극복하고 국민의 의료이용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제2, 제3의 메르스 사태를 방지할 수 없다. 의료양극화와 건강불평등, 비싼 의료비, 건강보험 재정 낭비를 막을 수가 없다. 치료 중심 의료를 예방 중심 의료로 바꾸고, 1-2-3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명확하게 정립하며, 적정진료와 양질의 진료가 가능하도록 병상·의료장비·의료인력 등 의료자원 인프라를 국가가 책임 있게 관리·통제해야 한다.

둘째는 비싼 병원비를 해결하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 보장률은 63.2%로 낮다. 국민의 30%가 병원비가 없어서 치료를 포기하고 있고, 410만명의 국민이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고가 검사·고가 수술·고가 약값·상급병실료·특진비·간병비 등으로 인해 국민은 비싼 병원비를 부담하고 있고, 부족한 병원비를 해결하기 위해 생명보험·화재보험·암보험 등 민영의료보험에 대거 가입하고 있다.

국민 누구나 아프면 돈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하고, 어떤 의료서비스와 치료를 받더라도 연간 본인부담금이 1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하는 ‘본인부담 100만원 상한제’를 실시해야 한다. 이를 위한 재원은 건강보험 국고지원 사후정산제와 국고지원 확대, 민영의료보험 규제, 20조원에 이르는 건강보험 흑자분 사용, 건강보험 부정수급 근절, 국가 총예산의 2.46%에 불과한 보건의료예산을 5% 수준으로 확대 등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과 의료민영화, 박근혜-최순실-재벌이 결탁한 의료농단, 영리병원 도입 같은 의료적폐를 깨끗이 청산하고, 국가 보건의료체계를 튼튼히 구축해 병원비 걱정 없는 100세 국민건강시대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의료혁명’은 새 정부 최고 국정과제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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