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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노동과 의료가 만나는 대안사회를 위해 ①] 병원에서 일하는 인력 두 배로 늘려야 한다강연배 보건의료노조 교육선전실장
   
▲ 강연배 보건의료노조 교육선전실장

촛불민심이 광장을 열었고,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5월9일에는 19대 대선이 치러진다. 적폐를 청산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보건의료 분야에도 적폐가 적지 않다. 병원 노동자들은 부족한 인력 탓에 중노동을 감내해야 한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감염병 관리에 취약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의료전달체계도 개선해야 한다. 보건의료노조가 이와 관련한 대선 정책과제를 발표했다. 노동과 의료가 만나 적폐를 청산하고 의료공공성을 높이자는 내용이다.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모처럼 찾아온 제대로 된 새봄을 맞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염원하는 꿈들이 이곳저곳에서 피어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대통령선거를 맞이해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5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다섯 가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그중 보건의료인력법 제정과 50만개 일자리 창출, 모성정원제 실시로 보건의료 분야에서 일자리 혁명을 이루자는 제안이 있다. 건강한 노동을 위해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는 말을 에둘러 설명한 것이다.

병원 노동자들의 힘겨운 일상은 많이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불규칙한 3교대 근무를 해야 한다. 감정노동에 시달리고 때로는 폭언·폭행을 경험한다. 일하면서 점심은 굶기 일쑤다. 심지어 화장실에 갈 시간도 없이 뛰어다니고, 하루 두세 시간씩 무료노동을 한다. 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비롯한 각종 평가 준비를 하느라 퇴근도 제때 하지 못한다. 병원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에 일이 힘들어 전체 조합원의 64% 정도가 이직을 생각한다. 간호사들의 새해 소망이 ‘올해 안에 병원을 그만두는 것’일 정도다. 한마디로 ‘일터’가 아니라 ‘전쟁터’다. 간호사의 평균 근무연수는 5.4년에 불과하다. 그만큼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열악한 근무환경이 이직을 불러오고, 남은 직원들은 부족한 일손에다 새로운 신입직원 교육을 하느라 더욱 바쁘게 살아야 한다.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부서별로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임신순번제’라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진다.

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가. 병원에서 일하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구 1천명당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숫자를 비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가 있다. 스웨덴은 17명, 덴마크는 16명, 독일은 13명이다. OECD 국가 평균은 9명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5명 수준으로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주요 직종인 간호 인력이 이렇게 적다는 것은 다른 직종 인력도 부족하다는 뜻이다. 보건의료노조가 매년 실시하는 실태조사에 의하면 부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82%나 된다. 인력 부족으로 건강이 악화했다는 답변이 70%에 이른다. 사고나 질병에 노출돼 있다는 응답 역시 71%다. 부족한 인력으로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인력은 환자 안전과 국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다.

지역별 불균형은 더욱 심각하다. 인력 부족으로 병동을 폐쇄하는 등 지방 중소병원마다 간호사 구인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간호사 숫자가 부족해서 그럴까. 아니다. 면허증을 갖고 있는 사람 10명 중 4명이 간호사로 활동하지 않고 무직으로 남아 있는 '유휴간호사'다.

불규칙한 교대근무와 장시간 노동을 비롯한 열악한 노동환경은 이직과 취업 포기로 이어진다. 부족한 인력이 더 열악한 노동환경을 몰고 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노조는 수년째 보건의료인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주장한 ‘보호자 없는 병원’은 이미 ‘간호간병통합 서비스 제도’로 현실화하고 있다. 간호와 간병을 병원에서 책임지는 제도다.

보건의료인력지원 특별법이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도 발의돼 있다. 심각한 지금의 상황을 병원 사용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제대로 된 실태조사부터 하고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인력을 어떻게 늘릴 것인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강연배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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