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시장 소비자와 소비자 간 거래(C2C)에서 3강을 형성했던 기업 중 두 곳인 KG로지스와 KGB택배가 지난달 합병하면서 대리점 계약해지가 잇따르고 있다. 택배노동자들도 일자리를 잃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3일 전국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KG로지스는 KGB택배를 인수합병한 뒤 30여개 대리점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 여파로 1천여명의 택배노동자들이 해고됐다.

대리점 계약해지는 KG로지스와 KGB택배 대리점이 존재하는 지역에서 통합작업이 진행되면서 발생하고 있다. KG로지스는 인수합병을 앞두고 “공정한 대리점 평가를 통해 통합작업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일고 있다.

강원도 원주·횡성지역의 경우 5곳의 대리점을 통합하기로 하면서 기존 대리점주와 계약을 전부 해지했다. 100여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그런데 5개 대리점을 인수해 운영하는 대리점 대표는 택배차량과 터미널도 갖추지 않은 채 영업을 하면서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종전에는 100여명의 택배기사들이 배달을 한 반면 지금은 한 대의 차량도 운행하지 않고 있다. 대신 평소 업무공백시 급하게 투입했던 콜밴 차량 14대를 운행 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알고 보니 기존 대리점을 인수한 관계자가 KG로지스 장지휘 대표의 측근이었다”며 “해당 지역에서는 배달하지 못한 택배물량이 5천여개나 쌓여 있다”고 전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강원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방적 계약파기 철회와 KG로지스의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대전과 경기도 파주, 서울 관악, 충북 청주에서도 대리점 계약해지가 잇따르고 있다. 노조는 “KG로지스측이 하루 전날 갑자기 내용증명을 보내 대리점 계약해지를 알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KG로지스측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평가를 한 뒤 통합작업을 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한편 KG로지스가 KGB택배를 인수하면서 C2C 시장은 3강 구도에서 KG로지스와 로젠택배가 경쟁하는 구도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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