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가 월 20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에 내몰리고 있는 택시노동자 건강실태조사에 나선다.

산업안전보건연구소는 "택시노동자의 건강실태와 직업병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다음달부터 11월까지 전택노련과 김형렬 가톨릭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함께 실태조사를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택시노동자들의 신체·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지는 오래됐다. 좁은 공간에서 고정된 자세로 장시간 운전하는 택시노동자들은 근골격계질환·뇌심혈관계질환·수면부족 같은 작업관련성 질환에 노출돼 있다. 승객과 직접 대면하며 일하는 터라 감정노동이 심하고 교통사고 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도 겪고 있다.

그런데 택시노동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대상에서 제외돼 법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작업관련성질환 예방이나 사고경험자 정신적 치료 같은 정신·신체적 건강관리를 위한 산업보건서비스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기홍 산업안전보건연구소 실장은 "택시노동자의 건강실태를 파악하고 작업관련성질환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 사업을 전개해 택시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하고 사고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에 따라 전문가들과 함께 전택노련 사업장 소속 택시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피로도 실태조사·면접조사를 진행한다. 3회에 걸쳐 산업안전보건 교육도 실시한다. 조 실장은 "11월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최종보고서를 작성할 계획"이라며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택시노동자의 건강보호를 위한 정책과 제도개선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