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보기 다음 기사보기 2024-04-19 눈물, 바다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포토뉴스 눈물, 바다 기자명 정기훈 입력 2017.03.17 08:0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닫기 숨죽인 수십여분 끝자락에 주문이 나왔다. 파면. 팔수록 쏟아지던 참상 앞에 오래도록 참담했던 사람들이 비로소 웃고 또, 울었다. 차 벽 너머 태극기 쥔 사람들은 기자를 때렸다. 철제 사다리로 내리쳤고 발로 밟았다. 카메라를 빼앗아 갔다. 거기 달린 노란색 리본을 떼서 먹으라고 입에 들이밀었다. 제발 알려 주세요. 왜 죽었는지. 그거 하나만 알려 달라는데. 왜 내 새끼 죽였는지 그것만 알려 달라는데. 왜 우리만 안 돼요. 왜. 차 벽 앞에서 예은아빠가 물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꺼억 꺽 울음을 먹었다. 물대포에 쓰러지고 최루액에 울던 그날에도, 한겨울 광장에서 벌벌 떨어 가며 촛불 들던 그 많은 날에도 사람들은 왜냐고 묻고 또 물었다. 답이 아직 멀었다. 4월이 또 한 번 가깝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파면된 전 대통령은 말했다. 환하게 웃으며 집에 갔다. 답을 찾지 못해 죄 많은 사람이 오늘 눈부신 봄볕 아래 무거운 돌덩이 하나씩을 가슴에 품고 산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공유 이메일 기사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숨죽인 수십여분 끝자락에 주문이 나왔다. 파면. 팔수록 쏟아지던 참상 앞에 오래도록 참담했던 사람들이 비로소 웃고 또, 울었다. 차 벽 너머 태극기 쥔 사람들은 기자를 때렸다. 철제 사다리로 내리쳤고 발로 밟았다. 카메라를 빼앗아 갔다. 거기 달린 노란색 리본을 떼서 먹으라고 입에 들이밀었다. 제발 알려 주세요. 왜 죽었는지. 그거 하나만 알려 달라는데. 왜 내 새끼 죽였는지 그것만 알려 달라는데. 왜 우리만 안 돼요. 왜. 차 벽 앞에서 예은아빠가 물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꺼억 꺽 울음을 먹었다. 물대포에 쓰러지고 최루액에 울던 그날에도, 한겨울 광장에서 벌벌 떨어 가며 촛불 들던 그 많은 날에도 사람들은 왜냐고 묻고 또 물었다. 답이 아직 멀었다. 4월이 또 한 번 가깝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파면된 전 대통령은 말했다. 환하게 웃으며 집에 갔다. 답을 찾지 못해 죄 많은 사람이 오늘 눈부신 봄볕 아래 무거운 돌덩이 하나씩을 가슴에 품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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