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6억원대 32평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평균 10.9년이 걸린다는 조사가 나왔다. 월평균 소득 468만원의 노동자가 100원도 안 쓰고 저축했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조사다.

신한은행은 경제활동 인구의 모습을 담은 2017 보통사람 금융생활 이슈 분석 보고서를 16일 공개했다. 신한은행은 경제활동인구 1만명을 대상으로 △학자금 대출 △가계부채 △미혼 1인 가구 등 가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9가지 이슈를 선정해 각 이슈별 현황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32평 아파트(약 6억1천만원)를 구입하기 위해 지출 없이 저축했을 때 평균 10.9년이 걸린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468만원인 가구를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다. 가구소득이 가장 높은 50대 이상(539만원)도 9.4년이 소요된다. 평균 가구소득이 505만원인 40대는 10.1년, 449만원인 30대는 11.3년 소요된다. 평균 가구소득이 284만원인 20대는 17.9년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 구입 연령도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산 보유 경험이 있는 7천61명을 조사한 결과 1990년대 이전에는 첫 부동산 구입 연령이 29세였다. 현재는 평균 35세로 6년 정도 늦어졌다. 원인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부동산 구입 금액은 평균 1억7천117만원으로 10년 전보다 약 1.5배, 20년 전보다 2.4배 높아졌다.

최근 3년 동안 결혼한 기혼자들의 평균 결혼자금은 9천105만원으로 나타났다. 37.1%는 부담스러운 결혼 항목 1순위로 주택 마련을 꼽았다. 결혼자금 마련은 부모님과 친지의 지원 또는 본인이 보유한 금융자산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저축액이 10만원 미만인 비율은 5.4%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0.6%는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 금액을 저축했다. 저축 여력이 없는 가구 중 94.2%는 부채를 보유했다. 평균 부채 잔액은 6천445만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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