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EB하나은행지부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상화 전 하나은행 글로벌영업2본부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상화 전 본부장은 최순실씨 모녀의 독일 정착을 지원하고 재산을 관리해 이른바 ‘금고지기’로 알려진 인물이다.

지부는 16일 오전 이 전 본부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전 본부장은 2015년 하나은행의 독일법인장으로 근무할 당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38만5천유로(약 4억8천만원)를 0.98%의 저금리로 대출해 줬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해 1월 귀국한 뒤 서초동 삼성타운지점장으로 발령받았고 이후 한 달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지부는 특혜대출 대가로 이 전 독일법인장이 글로벌영업2본부장으로 승진됐다고 보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과정에서 최순실이 이 전 본부장의 승진을 도와준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며 “청와대가 (이 전 본부장) 승진에 적극 관여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부는 이 전 본부장을 업무상 배임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정경제범죄법) 위반,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혜대출로 은행에 손해를 끼치고 금융회사 임원이 직무 관련 금품이나 이익을 얻었다는 것이다. 지부 관계자는 “이 전 본부장이 공무원인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으로 하여금 직권을 남용하도록 공모했거나 교사한 것으로 판단돼 (이 전 본부장이) 공동정범 내지 교사범의 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KEB하나은행은 지난 7일 이 전 본부장을 면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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