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연맹
서울지역의 한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홍나영(가명)씨. 협력업체 소속인 그는 회사에서 무급휴직 제안을 받았다. 다른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중 몇몇은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휴직에 들어가면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야 늘어나겠지만 생계가 걱정이다. 홍씨는 “휴직하면 당장 아이들 학원비부터 어떻게 낼지 걱정”이라며 “정부가 사드 배치를 추진한 탓에 노동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광·유통업종에서 종사하는 서비스 노동자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계획을 철회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드 배치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해 고용불안을 느낀다는 게 서비스 노동자들의 설명이다. 서비스연맹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면세점·호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사드 배치를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광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인 국가여유국이 최근 베이징 일대 여행사를 소집해 한국행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고 구두로 지시하기도 했다. 연맹에 따르면 이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업종 종사 노동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직원에게 무급휴직을 권하고 있다. 서울지역 호텔 한 곳은 중국 기업의 행사가 취소되고 여행객들의 방문이 줄면서 올해 1월과 2월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으로 줄었다. 신세계면세점과 호텔신라 주가도 급감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중국이 사드 보복을 선언한 이후 10.91%, 신세계는 5.69%나 떨어졌다. 신용등급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맹은 “제주지역은 외식업에서도 사드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국내 관광업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관광객 감소로 인해 무급휴직을 강요하고 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구조조정을 시작한다는 얘기까지 돌면서 최악의 상황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맹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미국은 사드 배치를 전면 백지화하고 남북 간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맹은 사드 배치 철회를 19대 대선에서 의제화하기 위해 1인 시위를 비롯한 대국민 선전전에 나설 계획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