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은행의 대대적인 홍보로 출시되자마자 대박을 터뜨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입자가 갈수록 줄고, 수익률도 기대에 못 미쳤다.

금융위원회는 ISA 출시 1주기를 하루 앞둔 13일 계좌 현황을 발표했다. ISA는 정부와 은행이 “서민을 위한 만능통장”으로 홍보하고 가입자를 모은 상품이다.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적금·주식·펀드·파생상품 투자가 가능하다. 5년간 수익 200만원까지 비과세 해택이 주어진다.

지난해 3월14일 출시돼 5일 만에 65만4천개가 개설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해 국정감사에서 ISA 75%가 가입금액 1만원 미만 깡통계좌로 드러났다.

가입자도 빠지고 있다. ISA는 지난해 11월 말 240만5천개를 기록해 정점을 기록한 후 3개월 동안 감소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ISA는 234만6천개다. 3개월 사이 5만여명의 투자자가 빠져나간 것이다. 상품 출시 3개월째인 지난해 6월(236만7천개)과 비슷한 수준이다. 역시 대부분 깡통계좌였다.

올해 1월 말 기준 전체 ISA 중 1만원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52.2%(123만2천)였다. 10만원 이하 비중도 73.2%(172만7천개)나 됐다.

ISA 거품이 빠지는 것은 낮은 수익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월 말 기준 은행이 운영하는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 73개 중 수익률 2% 이상을 기록한 상품은 19%밖에 안 된다. 대다수 상품이 시중은행 예금금리 수준이나 그 이하 수익을 얻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일임형 ISA는 전체 ISA의 9분의 1에 불과하다"며 "일임형 수익률로 전체 ISA 성과를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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