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작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의 농성이 11일이면 1천일이 된다. 용역업체가 바뀌는 과정에서 해고돼 대학측에 원직복직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화는 순탄치 않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는 9일 오후 울산 동구 울산과학대 정문 앞에서 '파업농성 1천일, 고용보장 촉구 투쟁문화제'를 열고 "진짜 사용자인 대학을 상대로 끝까지 투쟁해 원직에 복직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당시 최저임금(5천210원)을 받던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시급 6천원과 상여금 인상을 요구하며 같은해 6월 파업에 들어갔다. 대학측은 출입금지 가처분으로 버텼다. 2015년 6월 용역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8명이 해고됐다. 노동자들의 농성장은 네 차례에 걸쳐 대학 본관에서 학교 부지 밖으로 조금씩 밀려났다. 농성장 철거를 거부한 8명은 1인당 660만원이 압류된 데 이어 8천200만원의 강제이행금을 추가로 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올해 1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김종훈 무소속 의원이 중재를 선 뒤 대학측과 지부는 몇 차례 실무접촉을 했다. 이렇다 할 진전은 없었다. 양측 만남에서 대학측은 "청소노동자는 청소용역업체와 고용계약 관계이기 때문에 대학이 교섭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지부 조합원들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처음에는 청소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투쟁이었지만 지금은 한국 사회 모순을 바로잡는 투쟁이라 생각하고 싸우고 있다"며 "승리를 위해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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