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물류기업인 유센로지스틱스코리아 노사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회사는 노조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고했다. 노조는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유센지부(지부장 성혁기)는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화물청사 유센로지스틱스코리아 창고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사가 단체협약 해지를 통보해 노조 존재 자체를 없애려 한다”며 “노조파괴 행위를 중단하고 노조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회사는 지난 7일 공문으로 지부에 단체협약 해지를 통고했다. 회사는 공문에서 “노조는 단체교섭에서 회사의 절박한 상황은 고려하지 않고 회사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만 하고 있다”며 “단협 해지는 노조를 약화시키거나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키기 위해 행한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성혁기 지부장은 “사측은 노조에 가입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는 점을 부당인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보여 주며 노조를 탄압했다”며 “노조의 파업이 가시화하자 회사가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파업 동력을 약화시키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회사는 지난해 9월 전·현직 지부 간부 5명을 팀원이 없는 고립된 부서로 발령했다. 지부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서울지노위는 지난달 15일 지부 주장을 인용하고 30일 이내에 원직에 복직시키라고 판정했다. 회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지부는 올해 1월 기한이 만료된 단협 갱신을 위한 협상이 결렬되자 서울지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지난달 13일 서울지노위 조정도 결렬했다. 지부는 같은달 15~17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85% 찬성률로 가결됐다. 지부는 이날 김포공항 화물청사 집회를 시작으로 인천공항과 다른 물류창고에서 집회를 이어 나갈 계획이다.

<매일노동뉴스>는 회사측 입장을 들으려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회사는 "담당자와 연결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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