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일본계 물류기업인 유센로지스틱스코리아의 노사관계가 심상치 않다. 9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성혁기(44·사진)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유센지부장은 “우리가 인사권을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부당전보하지 말고 조합원과 비조합원 간 차별 없는 인사를 하라고 요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센코리아는 일본기업 유센로지스틱스가 2003년 설립한 한국법인이다. 유센코리아는 운송주선업을 한다. 주로 일본과 한국의 수출입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국제배송업무를 대행한다. 지난달 13일 조정이 결렬되고 20여개 회원사가 거래를 끊었다. 지부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회사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성 지부장은 “현재 사측은 각 팀장들을 통해 파업하면 우리 다 죽는다는 식의 협박을 하고 있다”며 “한국시장 철수 가능성까지 운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지부에는 유센코리아 정규직 150명 가운데 절반이 가입해 있다. 지난해 4월 정기인사를 단행할 당시 조합원을 승진에서 배제한 문제로 노사갈등을 겪었다. 같은해 9월 전·현직 지부 간부 5명을 부서원이 없는 부서로 발령하면서 노사 갈등이 증폭됐다.

성 지부장은 노조파괴 시나리오 가동을 의심했다. 그는 “단협 해지까지 통고한 것을 보면 정황상 노조를 없애려는 것 같다”며 “쟁의행위에 돌입하면 사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돼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투쟁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 노조가 파괴되면 끝장나는 것은 매한가지”라며 “회사가 노조를 인정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지부장은 “한국법인은 일본 본사에 '지부가 민주노총 강성노조'라거나 '인사권을 요구한다'는 식으로 허위보고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질적 결정권이 있는 일본 본사와 직접 얘기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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