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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숨진 LG유플러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상담사 고용한 LB휴넷 판촉 압박 … 퇴직자 "멘털 부서질 수 있다"
   
▲ 숨진 홍양이 근무한 LB휴넷에 근무한 상담원의 근무환경 설명. LB휴넷 상담원의 기업 설명 갈무리
   
▲ 지난 1월 LG유플러스 콜센터에서 숨진 홍아무개양이 일하던 사무실 입구에 있는 해지 등록 현황판. LG유플러스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소수의 부서를 제외하고는 영업압박이 심해요. 영업압박으로 멘털이 부서질 수밖에 없어요.”

LG유플러스 콜센터(LB휴넷)에서 상담업무를 했다는 전직 상담원 A씨는 한 취업포털에 자신이 다닌 직장을 이렇게 소개했다. 최근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열아홉 살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홍아무개양이 다녔던 직장도 바로 LB휴넷이다. LG유플러스 콜센터 상담원의 근무환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7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상담원들은 영업실적 때문에 심리적 부담을 느끼면서 근무했다. 홍양은 LB휴넷 전주센터에서 일했다.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LB휴넷은 고객센터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 LB휴넷은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의 장남인 구본천씨와 차남인 구본완 사장이 이끌고 있다. 구자두 회장은 LG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넷째 아들이다. 정부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지난해 4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상시근로자 2천388명이 근무하는 대기업이다. 2014년 743억원, 2015년 9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실적 낮으면 집에 안 보내”

이 회사에서 상담원들은 모바일·유선·인터넷·IPTV 상품의 가입·해지와 장애 문의를 받는다. 숨진 홍양은 고객의 해지 업무를 막는 '세이브(Save) 부서'에서 근무했다. 상품해지 의사를 밝힌 가입자를 설득해 가입을 유지하게 하는 일이 홍양의 업무였다. 전주센터 입구에는 해지방어 실적표가 게시돼 있는데 실시간으로 팀당 해지등록률이 기록된다. 팀별로 실적을 매겨 성과급을 책정했다. 취업포털사이트에 등록된 상담원 채용공고에 따르면 상담원들은 155만원의 기본급에 더해 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다. 전주센터는 구인공고에 3천600만원에서 최대 6천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센터 사정을 잘 아는 전주지역 LG유플러스 관계자에 따르면 상담원들은 각종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인터넷상품 외에도 도어록·도어캠·가스록 같은 IoT(사물인터넷) 상품을 고객에게 설명해야 한다. 이런 판촉행위를 업계에서는 업셀링(Up-Selling·추가판매)이라고 한다. 이 관계자는 “상품 장애 때문에 AS를 받기 위해 전화를 해도 상담이 끝나기 전에 반드시 판촉 멘트를 해야 한다”며 “영업실적이 낮으면 집에 안 보내고 교육을 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끼리 벌점 준다”

LB휴넷 퇴직자들의 설명도 다르지 않다. 이 회사에서 일한 적 있다고 본인을 소개한 B씨는 취업포털사이트에 “업셀링 능력에 따라 급여 차이가 많은데 능력이 떨어지면 손가락 빨고 팀이 업셀링 영업을 못하면 분위기 더럽다(나빠진다)”며 “어떤 시대인데 전화로 물건을 팔려고 하냐”고 비판했다. 전주센터에서 근무하다 퇴사했다는 상담원 C씨도 “여느 영업직보다 돈을 잘 벌 수 있지만 개인이 잘해도 팀 실적이 안 나오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현장실습생 홍양이 어떤 업무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직원들끼리 벌점을 매겨 경쟁을 부추긴다는 설명도 나왔다. 전직 직원 D씨는 “다른 상담사가 잘못 안내해 내가 피해를 보면 상대방(해당 상담사)에게 벌점을 줘 인센티브를 못 받게 할 수 있다”며 “(상담원의) 전화 멘트를 나노 분자 단위로 쪼개서 평가받고 평가에 따라 인센티브를 몰수당할 수 있다. 같이 일하던 동료는 200만원의 인센티브를 몰수당했다”고 했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7일 오전 전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센터는 망자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고 비인격적인 노동환경을 개선하라”고 촉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홍양의 사망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상조사를 통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구태우  ktw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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