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사람들이 잇단 반노동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문 전 대표의 몸집 불리기가 노동관 혼란을 부르며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7일 언론보도와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은 이달 1일 경제지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술지식두뇌 집약적으로 산업구조가 바뀌는 데다 생산시스템이 로봇화되는 등 제조업은 한계에 직면했고 악성노조까지 감안하면 민간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이 적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올림 활동가들을 향해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한다”며 “삼성 본관 앞에서 반올림이 농성하는데 (…) 그런 건 용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양 최고위원은 삼성전자 상무 출신이다.

정치권과 노동·시민단체는 반발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기본적인 노동관 정립이나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도 없는 영입을 했다”고 비판했다. 정의당은 “문 전 대표 인사들의 반노동 발언은 결국 대선에 나선 문 전 대표의 노동관에 대한 우려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이런 반노동적 편견과 재벌 편들기에 침묵한다면 개혁을 논하거나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도 “양향자 최고위원은 유가족과 피해자, 모든 노조에게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문 전 대표 사람들의 반노동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경선토론회에서도 부각됐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난 6일 오마이TV에서 열린 2차 토론회에서 “악성노조 발언을 한 전윤철 선대위원장 등 문 후보 주변에 기득권 세력이 모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문 전 대표는 “과거에 한 말을 모두 책임지라는 것은 무리”라고 넘어갔다.

반면 양향자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서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삼성 백혈병 피해자와 유족들과 더불어민주당이 함께해 왔다”며 “그분들께 상처가 됐다면 대단히 죄송스럽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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