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눈부신데 여기저기 그늘 짙다. 배 짓는 노동자 얼굴에 볕 들어 주름 더 깊다. 하늘이 푸르렀다. 바람 드세 파란색 금속노조 깃발이 푸드덕 살았다. 푸른색 작업복 입은 노동자가 죽은 듯 눈 감고 종종 생각에 잠겼다. 해고 칼날이 목 앞이다. 서슬 시퍼렇다. 머리띠와 바람 새긴 손팻말이며 찬바람에 거칠거칠한 볼이 그중에 붉었다. 고용보장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서울청사 앞자리, 거기 주말이면 붉은 물 들어 민심의 바다. 구멍 뚫린 난파선 선장이 악착같이 거센 파도를 버틴다. 크고 튼튼한 배를 새로 띄우자고 정치인들 앞다퉈 뱃고동 불고 나선다. 선장을 자임하고, 선택을 호소한다. 새 바람 불어 조선소 도크에 쌓인 먼지도 날아갈까. 낙하산 타고 날아든 선장의 부패와 무능은 온전히 푸른 작업복에 손 거친 사람들 몫이었다. 온 데 적폐다. 지독한 민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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