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24일 MBC 노조탄압 청문회와 28일 이랜드파크 임금체불 청문회·삼성전자 직업병 청문회가 연기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홍영표)는 2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청문회 실시계획 변경의 건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날 전원 불참하는 등 환노위 정상화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홍영표 “상임위 원만히 진행 못 돼 유감”
자유한국당 불참·바른정당 퇴장


홍영표 위원장은 이날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지난 13일 전체회의에서 몇 가지 의결을 두고 상임위가 원만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청문회는 국회법에 따른 것이었지만 간사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개 청문회 개최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은 “삼성전자 백혈병은 국회에서 한 번도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고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자료도 제대로 제출받지 못했다”며 “이랜드파크 청문회는 지난달 많은 이야기가 있었고 2월을 넘기면 안 된다는 의견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MBC는 노사관계 악화로 공정방송마저 훼손돼 국민에게 피해가 가고 있다”며 “이런 문제점이 MBC 청문회 배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홍 위원장은 이어 “(청문회 실시계획 변경의 건 처리 뒤) 정상적 절차에 따라 의결된 청문회를 무작정 연기할 수 없으니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이번 임시국회 회기 내 합의를 도출해 빠른 시일 안에 의사일정이 진행되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환노위 바른정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홍 위원장은 국회법을 준수했다지만 (근거로 든) 긴급동의 조항은 사문화된 조항”이라며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이 퇴장한(없는) 상황에서 기습적으로 청문회건을 통과시켰어야 했느냐”고 반발했다. 하 의원은 “이랜드파크 청문회는 이 자리에서 변경하고 MBC·삼성전자 청문회는 원천무효한 뒤 재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이랜드·삼성 청문회 3월 초 열릴까
2월 임시국회도 법안 처리 ‘빈손’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언론에서는 한국지엠 (채용비리) 청문회를 안 받고 MBC 청문회를 밀어붙였다고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며 “그날 하 의원이 퇴장하지 않았다면 한국지엠 청문회도 논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국회에서 의결된 3개 청문회를 원천무효로 하고 제로베이스에서 하면 다시 공전되고 말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하 의원이 제안한 것도 새로운 안건으로 긴급동의 형식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며 “오늘 청문회 변경건을 처리하고 나머지는 간사협의에서 논의해 정리하는 게 낫지 않냐”고 말했다. 하지만 하 의원은 “MBC와 삼성 청문회를 원천무효로 하지 않으면 (청문회 변경건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한 뒤 퇴장했다.

결국 환노위는 이날 자유한국당·바른정당 의원들이 불참한 상태에서 표결로 청문회 변경건을 의결했다. 홍영표 위원장은 “4당 간사는 2월 국회 종료 전 청문회 실시 일자를 결정해 달라”고 주문한 뒤 “간사 간 합의가 되지 않으면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일자를 결정하겠다”고 예고했다.

환노위는 MBC 청문회를 연기하면서 시간을 벌었지만 자유한국당이 불참하고 있어 정상화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홍 위원장이 자신의 일방적 의사진행에 대한 사과는 전혀 하지 않았다”며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없는 한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4당 간사협의 개최 여부조차 예측할 수 없는 지경이라 청문회 일정을 다시 논의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홍 위원장은 “청문회를 3월 초로 연기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환노위는 1월 국회에 이어 2월 국회에서도 법안을 심사·통과시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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