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수협중앙회지부(위원장 조성현)가 차기 수협은행장 임명을 앞두고 “낙하산 인사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부는 16일 성명을 내고 "차기 은행장은 반드시 금융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4월 이원태 수협은행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20일께 행장추천위원회가 꾸려질 예정이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신용과 경제·지도사업 분리에 따라 같은해 12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자본금 2조원, 총자본 비율 15% 이상의 튼실한 외형을 갖췄다. 그런데 수협은행장은 기획재정부나 예금보험공사 출신 관료들에게 주로 맡겨졌다. 외환위기 이후 수협은행에 1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이다.

지부는 대형은행과의 경쟁과 급변하는 금융환경 변화를 맞아 과거의 관행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지부는 이날 신임 은행장이 갖춰야 할 핵심 자격을 제시했다. 첫 번째가 “은행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가진 금융인”이다.

지부는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내는 은행 시대는 끝났다”며 “은행을 알고 금융을 아는 은행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협은행만의 신사업과 먹거리를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현재 4대 시중은행과 농협은행 등이 내부 출신 은행장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은행 당기순이익이 3조2천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9천억원 늘었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내부 출신만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금융전문성을 갖추고, 공적자금 문제를 해결하는 대외활동 역량이 있는 인물이라면 환영한다는 뜻이다. 이 밖에 지부는 △내부 갈등 해소 및 화합을 위한 리더십 △현장 중심 소통경영 △노조를 경영동반자로 인식 등의 자질도 요구했다.

조성현 위원장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은행장이 선임되도록 모든 과정을 끝까지 관찰할 것”이라며 “보은성 인사를 낙하산으로 떨어뜨리는 관행을 답습한다면 금융노조와 연대해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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