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입을 닫아 버렸다. 최근 불거진 사위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서 말이다.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 장관의 사위가 노동부 산하기관인 한국기술교육대 부설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 다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부터다. 첫 언론보도가 나가자 이 장관은 “사위는 딸과 사귀기 전부터 심평원에 다녔고, 두 사람은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났다”고 해명했다.

해명은 얼마 안 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이 장관의 딸과 사위는 적어도 2011년 12월부터 같은 교회에 다녔다. 같은 성가대에서, 같은 구역조직에서 활동했고, 지난해 9월 결혼했다.

이에 대한 입장을 요청하자 이 장관은 “교회에서 지인과 만난 것”이라고, 노동부 대변인을 통해 ‘은근슬쩍 바꾼’ 해명을 전했다. 그 뒤에는 공식 해명을 하지 않고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조용히 넘어가기 위해, 논란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부분을 모르쇠하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의혹을 취재하면서 이 장관이 <매일노동뉴스>에 간접적으로 전하거나, 주변 관계자들이 얘기한 논리는 이렇다. “(대선이 끝나면) 어차피 장관직에서 내려올 텐데 굳이 기사화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장관은 평소 청년고용 문제 해결을 강조해 온 고용노동부의 수장이다. 그런 이 장관이 2년간 총장으로 일했던 한국기술교육대에 사위가 다녔다. 정당한 채용절차를 거쳐 객관적인 평가를 받았는지는 물증으로 확인된 것이 없다. 이 장관이 당초에 해명한 내용 역시 확인되지 않은 채 의혹만 커졌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이 장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설득력 있게 해명해야 한다. 노동부와 한국기술교육대도 이 장관 사위를 채용하기까지 절차와 평가에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을 물증으로 보여 줘야 한다. 오히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의혹을 빨리 해소해야 하지 않을까. 한 나라의 국무위원인 장관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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