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바운더리 안에 있는 업체가 많아 상대적으로 근로기준법은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과거 구로지역 노동자들의 고충이 살인적인 노동강도와 임금체불이었다면,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입니다.”

김현주 이대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가 구로구근로자복지센터가 프롬리서치에 의뢰해 진행한 ‘구로·금천지역 콜센터 상담원 노동실태조사’ 결과를 보고 내놓은 제안이다.

센터가 1일 오후 서울 구로동 사무실에서 실태조사 보고회를 열었다. 김정혜 프롬리서치 전무는 이날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사업장을 둔 콜센터 노동자 3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의 월소득은 평균 144만원이었다. "정규직"이라고 답한 노동자는 71.0%였다. 평균 근속연수는 25.3개월이었다. 점심시간을 포함한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42분으로 나타났다. 언어·신체적 폭력에 노출된 적이 있는지를 묻자 응답자 대부분이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상담업무 중 언어폭력에 대해선 35%의 응답자가 “주 1회 이상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언어폭력이나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회사가 “전화를 끊을 권리”를 부여하고 있는지를 묻자 76.4%가 “부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감정노동과 스트레스 관리는 취약했다. 프롬리서치가 안전보건공단의 감정노동 스트레스 측정법을 적용해 조사한 결과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보니 “공격적이고 까다로운 고객 상대함”이 65.7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피곤해도 고객에 최선을 다해야 함”이 61.0점으로 뒤를 이었다. 감정노동 요인별 평가점수에 따라 정상과 위험군을 나눠 봤더니 ‘감정부조화와 손상’ 부문에서 여성노동자 41.1%가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근무 중 고충이 발생했을 때 직장에서 상담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자 65.3%가 “없다”고 답했다.

김현주 교수는 “센터가 지역 콜센터 노동자 직종 특성에 맞는 스트레스 관리요법을 담은 소책자를 배포하거나, 직장 내부 고충상담 전문가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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