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는 그동안 경영환경이 어렵다며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그동안 이마트는 엄청난 영업이익을 냈죠. 그런데도 최저임금 수준인 노동자들의 임금인상률은 2%에도 못 미칩니다.”

전수찬 이마트노조 위원장의 말이다. 전 위원장이 밝힌 이마트 노동자들 급여수준은 열악하다. 지난해 이마트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1천761만원이다. 월급은 131만원(기본급 64만9천원), 시급으로 환산하면 6천507원이다. 올해 최저임금 6천470원보다 37원 많다. 시급은 2014년 5천660원에서 2015년 6천38원으로 올랐다. 최저임금을 따라 움직인 셈이다.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오락가락

1일 노조가 밝힌 올해 임금교섭안에 따르면 핵심 쟁점은 임금체계 개편을 통한 기본급 인상이다. 노조는 복잡하고 다양한 수당을 단순화하는 방식으로 65만원 수준인 기본급을 145만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다음달 회사측에 교섭요구를 할 예정이다.

이마트 노동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매우 크다. 영업 호조세가 노동자들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업계 1위인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5년보다 428억원(8.6%) 늘어 5천46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액은 14조7천913억원으로 2015년 매출액 13조6천399억원보다 8.4% 늘었다. 한 해 동안 매출액이 1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수준을 헤맬 때 임원들은 과실을 향유했다. <매일노동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임원급여를 확인해 보니 김해성 이마트 대표(지난해 12월 사임)이사와 이마트 노동자 연봉은 무려 110배가량 차이가 났다. 김해성 대표이사는 지난해 상반기에만 상여금을 포함해 8억9천만원을 받았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연봉은 1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2015년에는 13억7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2014년 10억7천만원에서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이갑수 공동대표이사 연봉은 7억6천만원이었다. 2014년 6억6천만원에서 소폭 상승했다. 2014년 3월 사임한 허인철 전 대표이사는 퇴직금 19억원을 포함해 무려 24억원을 받아 갔다.

벌어지는 격차 완화 방법 찾아야

이런 추세라면 경영진과 노동자들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지난해 6월 민간대기업 임직원 최고임금의 상한을 최저임금의 30배(2016년 기준 4억5천만원)로 제한하는 내용의 최고임금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이를 초과하는 임금을 수수한 개인과 법인에 부담금과 과징금을 부과한다. 심 대표는 “최고경영자의 임금을 제한해 경영자가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최고임금제가 도입되면 이마트와 같이 극심한 불평등이 일정부분 해소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전수찬 위원장은 “이마트가 전향적으로 나서 비정상적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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