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에 모듈을 비롯한 부품을 납품하는 울산 북구 소재 동진오토텍이 사업 포기를 선언하면서 지역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다. 견실한 중견기업이 노조가 만들어진 뒤 별다른 이유 없이 사실상 폐업절차에 들어가자 원청인 현대자동차가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31일 금속노조 울산지부 동진오토텍지회에 따르면 동진오토텍은 지난 23일 지회에 "현대글로비스와의 계약관계를 31일자로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진오토텍은 자회사 두 곳을 거느린 울산지역 중견기업이다. 동진기업은 현대차 울산공장에 입고된 제품 상하차 업무를 하고, 동진로지텍은 포장화물 사업을 한다. 동진오토텍은 모듈 등 부품을 납품한다. 사실상 한 회사처럼 운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진오토텍은 2015년 31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3개 회사 직원만 440여명이다. 최근 동진오토텍과 동진로지텍 노동자 180여명은 금속노조에 가입해 지회를 설립했다.

지회에 따르면 동진오토텍과 현대글로비스의 도급 계약기간은 올해 3월까지다. 그런데 동진오토텍은 계약기간을 채우지도 않고 사업을 포기했다. 지부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 없이 현대글로비스와 협력사는 계약을 계속 연장하는데 동진오토텍에서 특이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지회가 설립된 뒤 원청이 계약해지를 종용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진오토텍이 하던 업무 중 일부는 2월1일자로 큐○○이라는 회사가 맡게 된다. 동진오토텍에서 일하던 직원 100여명은 최근 큐○○에 재취업했는데, 지회를 탈퇴한 조합원들과 비조합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 관계자는 "조합원 한 명이 입사원서를 냈는데 서류전형에서 바로 탈락했다"며 "선별채용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부는 1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진오토텍 계약 연장을 원청에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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