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들은 황상기(62·사진)씨는 꽃 한 송이와 편지를 들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서울 대치동 사무실로 향했다. 황씨는 지난 2007년 삼성전자 시흥공장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다. 황씨의 요구는 하나다. “이재용을 처벌해 주십시오.”
황유미씨 치료비로 500만원을 건넸던 삼성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겐 수십억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황상기씨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지난 20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그는 “법 위에 삼성이 군림하게 두면 안 된다”며 “특검이 이재용 구속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의 판사인가, 국민의 판사인가"
-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반올림 농성장에서 자다 새벽에 구속영장 기각 소식을 들었다. 기각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법 위에 삼성이 군림하게 두면 안 된다. 이재용을 구속하지 않고 다른 기업에 어떤 잣대를 들이댈 수 있겠나. 이재용 구속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판사는 삼성의 판사인가, 국민의 판사인가 묻고 싶다.”
- 삼성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직업병 피해자들 얘기도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2006년 가을 유미가 항암치료를 받고 있을 때 반도체 공장 직원이 찾아왔다. ‘산업재해 신청을 해 달라’고 하니, ‘삼성을 상대로 이길 자신 있냐’고 묻더라. 치료비 5천만원을 받기로 하고 사표를 썼다. 두 달 뒤 그 직원은 ‘돈이 없으니 이것만 받으라’며 500만원을 줬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유미 치료비가 없어 그 돈을 받았다. 삼성은 정유라에겐 몇십 억원의 돈을 쓰면서 직업병 피해자들에게는 돈으로 갑질을 한다. 이게 정상인가.”
"이것만 받으라며 500만원 준 삼성"
- 지난 19일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을 기각한 뒤 특검 사무실을 찾았다고 들었다.
“꽃 한 송이랑 편지를 들고 특검 사무실에 갔다. 경비들이 막아 들어갈 수는 없었다. 검사께 힘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특검 앞에서 ‘이재용을 꼭 처벌해야 한다’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가 왔다. 수사 자료를 보강해 영장을 다시 청구해 주길 바란다. 삼성은 피해자 가족이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해 달라.”
- 2017년 3월6일이면 유미씨 10주기다.
“얼마 전 마음이 너무 쓸쓸해 아내랑 유미를 뿌린 곳에 갔다 왔다. 10년이 지나도록 삼성은 반올림과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다. 삼성에서 일하다 직업병에 걸린 노동자는 자꾸 늘어만 가는데 해결되는 건 없다. 피해자 수가 늘어날 때마다 마음이 너무 힘들다. 이재용은 죄책감도 느끼지 못한다. 괘씸하다.”
[고 황유미씨 아버지 황상기씨] “이재용을 처벌해 주십시오”
- 기자명 이은영
- 입력 2017.0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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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당하지 않겠죠 저도 삼성것을 쓰지만 언젠간 삼성이 외국으로 이사가길 기원해봅니다.
미국에서는 화학약품을 공개합니다.하지만 국내에선 절때 공개를 안하죠ㅋㅋㅋ어디 두고봅시다.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