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12월8일 서울 동작구 소재 ㅇ교회 홈페이지에 등록된 사진. 신자 명단에는 이기권 장관 딸과 사위 박아무개씨의 이름이 적혀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의 사위 취업특혜 의혹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이 장관이 사위의 한국기술교육대 직업능력심사평가원 입사에 영향을 줬는지 여부는 진실공방이 거세다. 그런데 노동부 장관의 사위가 노동부 산하기관이자, 장인이 총장을 지낸 곳에 취업한 자체만으로 파장이 적지 않다.

특혜의혹과 관련한 쟁점은 크게 두 개다. 사위 박아무개씨가 심사평가원에 취업하기 전 이기권 장관의 딸과 교제하고 있거나 이 사실을 이 장관이 알고 있었는지가 하나다. 또 하나는 박씨가 심사평가원에 채용되기까지의 과정이 공정했는지 여부다.

최소 4년 다닌 교회에서 소개 받았다?

이달 16일 일부 언론보도로 취업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이 장관이 “사실 무근”이라며 강조한 것은 사위의 취업시기다. 자신의 딸과 사위가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난 것이 2015년 8월인 반면, 사위 박씨가 심사평가원 채용에 응시한 것은 같은해 2월이라는 것이다. 만나기도 전에 취업한 사위의 채용에 개입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의혹은 해소된다. 하지만 이 장관의 주장 외에는 이를 뒷받침을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애초 주장과 달리 사위 박씨와 이 장관의 딸이 2012년 이전부터 같은 교회에 다닌 사실이 확인됐다. 2013년부터는 교회의 같은 구역조직에서 오랜 기간 함께 활동해 온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기권 장관 해명은 신빙성이 떨어졌다.

이 장관측은 “교회 지인이 소개해 준 것”이라고 다시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없다. 최소 4년간 같은 교회에 다닌 남녀가 교회 지인이 연결해 교제하고 결혼했다는 주장은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이 장관 사위의 특혜취업 의혹을 조사해 온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노동부측에서 처음에는 이 장관 사위와 딸이 교회에서 만났다고 했는데, 언론보도 뒤 해명자료에는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났다고 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사무직 신입이라지만 … 허술한 응시서류

사위 박씨가 한기대 심사평가원에 합격하기까지 정당한 평가를 받았는지도 확인해야 할 문제다. 박씨는 2015년 3월 13대 1의 경쟁률(신규채용 기준)을 뚫고 계약직으로 채용됐다. 지난 20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정애 의원은 이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심사평가원은 계약직 채용전형을 실시하면서 학력·전공 제한을 두지 않았다. 박씨가 응시했던 일반행정직은 법무·기획·예산·회계관리 경력자나 해당 업무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응시자격을 부여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한 채용방식이다.

응시원서에는 △직무와 관련한 학교·직업교육 이수 여부 △자격 사항 △경력 사항 △직무 관련 기타활동을 기록하게 돼 있다. 그런데 한정애 의원이 공개한 박씨의 응시원서를 보면 학교에서 전산·통계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군대에서 전산지원·서류처리 업무를 담당했다는 기록밖에 없다. 이에 대해 심사평가원측은 “일반행정직은 다른 심사평가직에 비해 전문기술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해명했다.

서류심사의 주요 항목인 자기소개서 함량 문제도 제기됐다. 한정애 의원은 “업무 관련 경력이나 교육도 없는 상황에서 자기소개서도 알아볼 수 없게 썼는데 업무에 관심이 많다는 이유로 합격했다”며 “이게 노동부가 말하는 NCS 기반 채용이냐”고 지적했다.

한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심사평가원의 계약직 채용과 정규직 전환 심사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심사평가원은 “개인정보 보호법에 위배될 소지가 크다”며 “법리 검토 뒤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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