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2천400원을 미입금한 혐의로 버스 기사를 해고한 것이 '사회 통념상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또 법원은 수백억원대 뇌물죄 혐의를 받는 한 재벌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돈도 실력이라고, 부모를 원망하라던 한 승마선수의 말이 돌고 돈다.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에 걸려 죽은 딸아이 영정을 품고 길에 선 아빠는 오늘 법원 앞에서 부회장님 초상화를 들고 섰다. 유전무죄·무전유죄, 오래된 구호가 팻말에 선명했다. 속보를 기다리며 밤늦도록 잠 못 이룬 사람들이 참담한 표정으로 옆자리에 섰다. 법원 직원들이 그곳 게시판에 새 홍보물을 붙였다. 정의로운 판결은 뭐냐고 포스터가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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