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합동양조(생탁) 노동자들이 3년 투쟁을 마무리했다.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과 파업 중 해고자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1천일 가까이 투쟁한 8명의 생탁 노동자들은 사측의 완강한 태도에 결국 복직의 꿈을 접었다.

18일 부산지역일반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달 3일 부산시청 중재로 열린 민관협의체(노·사·시민단체·노동청)에서 명예퇴직금·퇴직위로금 등을 담은 합의서에 서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8명 중 정규직은 3명이고, 나머지 5명은 계약해지된 비정규직"이라며 "사측이 이들 비정규직의 재고용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고, 정규직 3명 또한 복귀해도 고용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생탁현장위원회는 이날 '생탁 조합원 일동' 명의로 "생탁 투쟁 3년을 마무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부산시장의 해결약속을 받고 고공농성을 해제하고 내려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8명 조합원의 완전한 원직복직을 위해 시청 주관 노사민정 교섭을 20여차례 해 왔으나 결국 생탁 사측을 굴복시키지 못하고 전원 원직복직 포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후일을 도모하는 전략도 고민했으나 투쟁에서 지면 모두 해고되는 것, 이기면 모두 함께 사는 것, 그것밖에 길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생탁 투쟁은 끝내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고 또 다른 시작"이라며 "생탁현장위원회는 없어지지만 일반노조 조합원으로 남아 차분히 배우고 투쟁하며 올바른 노동자로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부산합동양조 장림제조장 생산직 노동자들은 2014년 4월29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45명에서 시작한 파업대오가 8명으로 줄어들 때까지 식약청·탁약주 협회, 노동청을 비롯한 부산지역 곳곳에서 집회와 농성을 했다. 253일간의 부산시청 광고탑 고공농성 끝에 2015년 말 민관협의체가 구성돼 노사가 교섭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하지만 사측이 파업 조합원 전원 복직과 고용 보장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공전을 거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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