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씨는 모든 질의에 강하게 부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했다. 청와대 출입과 관련해 “대통령의 개인 일을 돕기 위해 출입한 적이 있다”면서도 비선실세 의혹은 부인했다.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지원도 “올림픽을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6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이 열렸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최씨는 “저는 민간인이고 국회에서 활동도 안 해 봤고, 정치적으로 각 분야를 알지도 못한다”며 국정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권력서열 1위가 증인, 2위가 정윤회, 3위가 대통령이란 말까지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소추위원단의 질문에 그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씨는 “대통령은 국정철학을 분명히 갖고 계셨다”며 “(제가 대통령에게 정책 등을 지시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과장”이라고 반발했다. K스포츠재단 사업 개입 의혹에도 “전혀 (그런 적이) 없다”며 “그렇게 돈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다”고 밝혔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에 대한 질의에서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최씨는 “고씨가 (의상실 영상을) 촬영한 걸로 봐선 계획적으로 모든 것을 꾸몄다”며 “조작이고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또 더블루K와 관련해 “고영태가 해 보겠다고 해서 자본금만 댔다”고 했다가 “얘네들(고영태 등)이 딴생각을 하는 거 같아 폐업시켰다”고 말했다.

최씨는 딸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에 관한 이권과 특혜 개입에 대해 “이권과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며 삼성의 훈련지원금은 “올림픽을 위한 지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씨는 딸의 초등학교 동창 부모가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 소개 자료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한 사실을 인정했다. 최씨는 “박 대통령이 납품 활로가 마땅치 않은 중소기업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며 “자료를 보고 파악한 뒤 적절하다고 하면 (실행)하시는 분이니까, 알아보고 나서 (조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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