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임금피크제 문제로 불거진 S&T중공업 노사갈등이 희망퇴직 사태로 번지고 있다.

15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에스앤티중공업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3일 "경영상 이유에 따른 정리해고 문제를 논의하자"는 의사를 지회에 전달했다. 노사는 휴업과 임금피크제 도입 문제를 두고 의견차를 보여 지난해 임금·단체교섭을 해를 넘겨 계속하고 있다.

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12일 본교섭에서 임금피크제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60년생과 61년생 80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회사는 교섭 결렬 뒤 지회에 보낸 공문에서 "경영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2015년부터 휴업·휴가를 실시하고 지난해 9월부터 희망퇴직자를 모집하는 등 해고회피 노력을 기울였다"며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기준 등을 협의하고자 하니 교섭에 참석해 달라"고 밝혔다. 정리해고 수순을 밟겠다는 얘기다.

S&T중공업 전체 생산직은 450여명으로 60년생과 61년생은 130여명이다. 회사가 밝힌 정리해고 규모는 전체 생산직의 20%에 육박한다. 지회는 임금피크제를 거부하자 회사가 보복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지회는 "정리해고를 할 정도로 경영위기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S&T중공업은 2004년부터 2015년까지 12년 연속 순이익을 냈다. 사내유보금만 6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회 관계자는 "재무구조가 튼튼한 회사가 임금피크제를 강요하고 부당한 휴업·휴가를 계속 보내더니 이제는 80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엄포를 놓고 있다"며 "임금피크제·정리해고 협박을 철회하고 임단협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T중공업은 "경영위기에 따른 정당한 휴업·휴가를 하고 있다"며 "다른 회사보다 유리한 임금피크제 시행안을 제시했고 교섭을 이어 가고자 했지만 노조가 일방적으로 결렬시켰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57세 10%·58세 20%·59세 30%·60세 40%를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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