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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촛불항쟁과 노동의 시작 ③] 1%의 매직, 1%를 위한 매직홍원표 민주노총 정책국장
   
▲ 홍원표 민주노총 정책국장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우리 사회 정경유착의 밑바닥을 여실히 보여 줬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정농단 세력, 재벌 총수는 뇌물죄로 특별검사 수사를 받고 있다. 개혁이라는 그럴 법한 이름을 달았던 파견 확대나 성과연봉제 같은 노동의제도 실상은 그 범주 안에서 움직였을 개연성이 크다. 활활 타오른 촛불 덕에 헌법재판소는 탄핵소추안 심리를 시작했다. 거꾸로 선 나라를 제대로 세우자는 논의가 한창이다. 노동자들이 새로운 나라의 모습을 고민해 <매일노동뉴스>에 보내 왔다. 일곱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대통령 국정수행 총량 대비 최순실 등의 관여 비율을 계량화하면 1% 미만이며, 이 비율은 국회에서 입증해야 한다.” 헌법재판소에 박근혜측 변호인이 국회 탄핵을 반박하며 제출한 답변서 중 일부다.

변호인단이 최순실 국정농단을 어떻게 계측했는지 진심 궁금하다. 하지만 그걸 밝히는 건 ‘국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단서로 빠져나갔으니, 그들에게 계량화 근거를 듣기는 어려울 듯싶다. 그러면 계량화의 진실은 일단 묻어 두고, 그들의 변명을 반쯤 믿어 보자. 1%면 문제가 없을까.

2017년 정부예산 총액은 400조원이다. 이 중 1%면 4조원이고, 박근혜 통치기간 4년이면 16조원이다. 국정농단 세력들의 말대로 단순히 봐도 그들이 재벌에게 800억원 받고 16조원을 그 대가로 제공했단 말이 된다. 무려 200배 이문이 남는 장사로 수익률은 2만%다. 이 초대박 거래를 추진하는 일꾼들도 많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직자는 6천~7천명이고, 많게는 2만명까지 추산하기도 한다. 1%면 60~200명이다. 최순실이 앉히고 자르고 주무르는 요직이 200명이라는 얘기다.

삼성 경영세습을 위해 국민연금 손해를 감수하도록 압력을 넣은 혐의로 구속된 문형표는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었고, 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다.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조작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도 대통령이 임명했다. 탄핵소추 후에도 노동개악 등 박근혜 정책을 강행하려는 황교안 권한대행도 대통령이 임명했다. 직접 임명하진 않아도 박근혜가 “참 나쁜 사람” “아직도 있어요?” 단 두 마디면 법으로 신분이 보장된 공무원도 하루아침에 잘린다. 1%라 해도 국정농단의 사이즈가 만만치 않다. 이 공모는 누구의 이익이 됐을까. 당연히 최순실 일당과 그들에게 돈을 건넨 세력이다.

국가 정책은 또 어떤가. 단지 1%일지라도 핵심 공공부문을 주무르는 거래라면 그 대가는 엄청나다. 민영화 정책이 대표적이다. 피해 입는 국민 입장에서도, 이득 보는 재벌 입장에서도 말이다. 전경련은 최순실에게 800억원의 뇌물을 주고 의료민영화 끝판왕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규제프리존법’ 입법을 청탁했다. 미르재단에 돈이 입금되면 박근혜는 국회 예산 시정연설에서 예산과 상관없는 서비스산업발전법 통과를 촉구했다. K스포츠재단에 입금되면 전경련의 경제활성화법 입법 촉구 서명운동에 깜짝 출연해 화답했다.

서비스산업발전법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숙박업이나 식당뿐만 아니라 의료·교육·철도·가스·금융·물류·방송통신·문화관광 등 모든 영역을 포괄한다. 의료나 교육·복지·철도 등 공공영역을 영리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다. 규제프리존법은 수도권 이외 지역에 지역전략산업구역을 선정하면 거의 모든 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는 법이다. 이 법은 지역추진단에 “과학기술기본법 제16조의4 3항에 따른 전담기관을 참여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는데, 그 전담기관이란 바로 창조경제혁신센터다.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각 재벌이 하나씩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결국 지역경제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전국을 분할해 재벌에게 하나씩 나눠 주는 법이다. 창조경제추진단장은 차은택이었고, 전경련 부회장 이승철이 이어받았다. 국정농단 공범들이다. 지금은 민간단장 없이 정부단장만 남았다.

‘민자철도활성화 방안’은 노골적인 철도민영화다. 가장 대표적인 평택~오송 구간은 경부선 고속철과 호남선 고속철 모두가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알짜배기 구간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민자사업이다. 재벌이 제안하고 정부가 추진한다. 누가 이득을 보겠는가?

반대로 민자철도활성화 1호 사업이었던 춘천∼속초 고속철 사업은 국비사업으로 전환됐다.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공공성 차원에서는 필요한데, 적자 가능성이 커서 민간에게 줄 수 없단다. 즉 돈 되는 일은 민간자본에게, 돈 안 되면 국민 부담으로 한다는 말이다. 누가 피해자인가? 수서발 KTX 개통 이후 코레일은 벽지노선 운행 횟수를 축소하고 16개 역 무인화로 인력도 감축하겠다고 한다. 누가 피해를 보고 있는가?

에너지 공기업 기능조정은 어떤가. 정부는 ‘기능조정’이라는 이름을 앞세우고 다수 민간사업자 참여로 소비자 선택권 보장, 신규 서비스 창출 등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외국 전력민영화 사례는 그 반대다. 볼리비아는 설비투자 부족으로 전력난과 도농 간 전기요금 불평등을 겪었다. 아르헨티나 역시 정전이 잦다. 민영화를 추진했던 독일은 요금인상, 서비스 저하 등 민영화 폐해의 전시장이 됐다. 후쿠시마 핵폭발의 당사자 도쿄전력 역시 민간회사다. 공포는 누구의 몫인가?

국정농단이 만일 1%라 하더라도 저 어마어마한 일들의 이득과 피해마저 단지 1%밖에 안 되는지 의문이다. 그러나 이득이 1% 특권층을 위한 일이라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가히 1%의 매직, 1%를 위한 매직이다. 광장에 모인 99%가 박근혜 퇴진을 넘어 박근혜 적폐 청산에 나서고 있는 이유다. 촛불은 국민주권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권력을 다수 대중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촛불광장의 주권 회복이며, 평등의 기초 조건이다.

홍원표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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