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우람 기자

“무엇보다도 통합이 우선이다”(이형철 후보)

“원칙과 방향성을 지키며 통합하겠다.”(이윤경 후보)

사무금융연맹 창립 30주년을 맞아 치러지는 8대 임원선거에 출마한 두 후보의 입장차다. 이번 선거는 연맹 부위원장인 이형철 후보(기호 1번)와 위원장인 이윤경 후보(기호 2번)의 맞대결로 펼쳐진다. 두 후보는 지난해 초 연맹에서 제명된 사무금융노조와의 통합을 주요 공약으로 앞세웠다. 그런데 통합 방식을 두고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형철 후보는 "조건 없는 통합 추진"을 주장한 반면 이윤경 후보는 "사무금융노조의 태도 변화"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연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제8대 임원선거 입후보자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조건'이냐 '무조건'이냐

이형철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7대 집행부를 이끈 이윤경 후보에 대해 “6대 집행부가 키운 혼란을 수습하기는커녕 조직 갈등과 반목을 더욱 키웠다”고 비판했다. 그는 7대 임원선거에서 이윤경 후보와 팀을 짜지 않고 개별 부위원장 후보로 출마해 당선했다.

이 후보는 “한국은행노조 등 5개 조직 2천여명의 조합원들이 연맹을 탈퇴하고 사무금융노조에 가입했는데, 언제까지 산별통합을 기다려야 하느냐는 절규가 떠오른다”며 “현장과의 괴리와 현 집행부가 통합에 진정성 없었던 것이 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윤경 후보는 “연맹이 위기인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후보는 “조직갈등이 표면화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좋은 결과로 나타나지 못했다”며 “갈등을 치유하고 풀어 나가는 것이 숙제지만 민주노총 '사무금융 조직갈등 조정 TF'가 정리한 원칙을 갖고 방향성을 잃지 않고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형철 후보가 기승전 통합을 주장하는데, 통합이 안 되면 연맹 사업을 아무것도 안할 것이냐고 역으로 묻는다”며 “통합은 통합대로 원칙을 가지고 가면 되고, 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버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윤경 후보는 최근 치러진 사무금융노조 임원선거와 관련해 “당선자 공약에서 ‘연맹과의 통합’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이형철 후보는 “연맹을 탈퇴한 이후 사무금융노조와 제대로 만나 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맹비 납부' 놓고 설전

두 후보 진영은 맹비 납부 문제를 놓고 공방을 펼쳤다. 기호 1번 이동기 사무처장 후보는 “조직사업 강화를 위한 예산이 필요한데 무임승차 문제를 연맹이 방관하고 있다”며 “연맹이 맹비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윤경 후보는 “노조는 꼴찌를 잘라 내는 조직도 아니고 1등 하나만 보고 가는 그런 조직도 아니다”며 “의무금을 납부하지 않았더라도 멤버십을 무 자르듯 자를 수 없고, 가맹조직 투쟁에 연맹이 발 빠르게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외연도 확장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호 2번 김기범 부위원장 후보는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 방안과 관련해 이형철 후보측이 공약집에 넣은 ‘지식노동자 네트워크’라는 표현을 문제 삼았다. 김 후보는 “넥타이부대나 화이트칼라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배타성·차별성을 감안하면 조심해서 사용해야 할 표현”이라며 “연맹 내에서도 사무관리직으로 편재돼 있지 않은 노동자들이 많은 만큼 1번 후보측이 포괄적으로 미조직·비정규직 조직화를 고민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형철 후보는 "활동가를 영입하는 인력충원을 통해 미조직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