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노련
일본계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다케다제약 영업직원들이 내근직과의 임금차별과 일부 직원들에 대한 방만한 지원 등 밀실경영을 성토하며 거리로 나섰다.

민주제약노조 한국다케다제약지부(지부장 김영북)는 11일부터 서울 강남구 본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본사 앞에서 첫 장외집회를 열고 임금차별 철폐를 촉구했다. 다케다 직원 200여명 중 영업직과 내근직은 반반이다. 지부는 영업직원으로만 구성돼 있다.

지부에 따르면 다케다제약은 지난해 블록버스터(연매출 100억원) 제품을 두 가지나 만들었는데, 정작 매출달성에 큰 축을 담당하는 영업직원들에게는 합당한 보상이 돌아오지 않았다.

김영북 지부장은 "다케다제약 글로벌 본사에서는 연구직과 영업직을 우대하는데, 한국지사에서만 영업직보다 내근직 기본급과 임금총액이 더 많이 책정돼 있다"며 "심지어 매년 50% 이상 상향한 영업목표를 세워 영업직원들이 인센티브마저 제대로 가져갈 수 없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의료진들을 대상으로 한 접대가 어려운데도 매달 접대 횟수를 성과평가 항목에 넣어 영업직원들의 고충이 크다고 김 지부장은 설명했다.

영업직과 내근직 간 임금차이는 지난해 교섭 과정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부장은 "지난해 지부가 교섭을 하면서 3년치 재무제표를 살펴보니 평균연봉이 9천500만원인데, 실제 그 정도 연봉을 받는 직원은 없었다"며 "내근직 중에서도 일부 부서·직원들이 고액 연봉을 받아 가면서 전 직원 평균연봉 수준을 끌어올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부는 디렉터(부서장급)들에게 지급된 7대의 차량(제네시스)에 대해서도 "밀실경영의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 다케다제약에서는 직급 없이 디렉터·매니저로 직원들을 구분한다. 김 지부장은 "7개 부서 디렉터들이 자신들은 임원이라고 하면서 제네시스 7대나 리스해 사용하고 있다"며 "자기들은 누릴 것 다 누리면서 영업직원들에게는 예산이 없다며 머슴 취급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지부는 지난 9일부터 2주간 글로벌 본사에서 진행 중인 정기감사에서 본사 정책과 역행하는 한국지사의 실상을 알려 내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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