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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협상 중단의 의미
조준상  |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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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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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상 전 KBS 이사

점점 구석으로 몰리는 모양새다. 최근 일본 정부가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압박하며 2016년 6월부터 벌여 온 통화 스와프 체결 협상을 중단했다. 미국과 통화 스와프를 새로 맺어야 하고, 중국과는 통화 스와프를 갱신해야 하는 정부로서는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인상 이후 지금 국제 경제 상황과 통화 스와프의 의미를 교차시켜 보면 일본의 노림수를 파악할 수 있다.

통화 스와프는 서로 다른 통화를 미리 약속한 환율에 따라 미래의 일정한 시점에 맞바꾸는(swap) 외환거래다. 거래 당사자는 민간 경제주체도, 정부도 될 수 있다. 한국이 맺는 정부 간 스와프는 상대방 중앙은행에 원화를 맡기고 해당국 통화를 빌리는 형식을 취한다. 정부 간 스와프를 맺는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이탈할 때 여기에 필요한 달러나 엔화·위안화가 일시적으로 부족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현재 외환보유고가 3천700억달러 정도 되지만, 모두 현금성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게 아니다. 미국 재무부 채권을 비롯해 각종 금융자산에 투자돼 있는 상태다.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달러가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현금화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을 일시에 매각할 경우 이 행위 자체가 국제 금융시장을 교란시킬 수도 있다.

한일 통화 스와프는 2001년 7월 20억달러 규모로 시작해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에 따른 금융위기를 계기로 130억달러에서 2011년 10월 700억달러까지 규모가 늘었다. 하지만 2012년 8월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 관계 악화로 그해 10월 만기인 570억달러, 2013년 7월 만기를 맞은 30억달러가 연장되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100억달러도 2015년 2월 만기를 끝으로 연장되지 않았다.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이후 국제 금융시장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2016년 6월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이 재개된 것도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것이 중단됐으니 상당히 좋지 않은 일이다. 2009년 4월 시작된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도 올해 10월 만기가 끝난다. 규모는 560억달러에 상당한다. 그런데 중국과는 사드 배치 문제로 외교 갈등을 겪고 있고, 급기야 이것이 한류 유입 차단 등 우회적인 경제보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갱신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중국이 일본처럼 나오지 말란 보장도 없는 실정이다.

우리로서는 만약에 대비해 미국과도 통화 스와프를 체결해 놓는 게 좋다.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는 2008년 금융위기 때 톡톡한 효과를 봤다. 신흥국으로서는 처음으로 2008년 10월 미국과 300억달러 규모의 스와프를 체결했는데, 국내 외화자금 시장의 숨통을 틔워 시장을 안정시킨 바 있다. 2010년 2월까지 이어진 이 스와프를 통해 우리가 빌려다 쓴 돈은 160억달러에 이른다. 이런 통화 스와프를 미국과 다시 맺는 것도 불투명하다. 미국 대통령 당선자인 트럼프는 자국 이익 우선주의를 천명하고 전방위적인 무역 압력을 넣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사꾼 기질에 따라 동원할 수 있는 협상 카드란 카드는 모두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사드가 예정대로 배치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까 싶다.

곤혹스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럴 때일수록 원칙과 정도를 걷는 게 좋다. 일본이나 중국이나 미국의 눈치만 봐서는 일방적인 양보 협상밖에 남지 않는다.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개헌 문제가 뜨거운 쟁점이 된 상황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국회 동의와 비준 등 헌법에 규정된 절차와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맞다.

다음으로 2010년 도입된 이른바 ‘거시건전성 규제 3종 세트’의 한계를 보완하는 제도적 장치를 차분히 강구하는 것이다. 외환건전성부담금제(외화예수금을 제외한 만기 1년 미만 단기외채에 일정률의 부담금 부과), 외국인채권과세제(국고채와 통화안정채권 외국인투자자금에 양도세와 이자세 부과), 선물환포지션한도 규제(단기외채를 은행들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순자산 비율 이내로 억제)는 모두 단기자본 유입 규제라는 측면에서는 효과를 발휘해 왔다. 하지만 2017~2018년 예상되는 자본유출 제어라는 측면에서는 이들 3종 세트는 보완을 한다고 해도 그다지 효과가 없다. 2016년 3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증권투자자금(파생금융상품 포함)은 6천34억달러(약 700조원)를 웃돈다.

2012년 11월 외환시장이 전일 대비 3% 이상 변동할 때 10~30%의 거래세를 부과하자는 이른바 ‘슈판세’ 도입을 위한 외환거래법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다. 평상시에는 저율의 세금을 부과하고, 외환 변동 폭이 일정 수준을 벗어날 경우 고율의 세금을 매기는 게 슈판세다. 외환시장 안정과 급격한 자본 유출 제어라는 단기적 목적과 함께 중장기적 목적을 함께 지니는 제도 설계를 고민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슈판세 도입 때 내국인에게는 기존 증권거래세를 적용하고 외국인에게는 면제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고 단계적으로 자본이득세를 보편적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슈판세 도입의 중장기 계획에 포함된다면, 국내외 증권시장에 주는 슈판세 도입 설득력은 더 높아질 것이다. 통화 스와프 협정 체결은 물론 플러스 알파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전 KBS 이사 (cjsang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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