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와 법원이 본격적인 진실 추격에 들어갔다. 최고 권력을 휘둘렀던 40년 지기가 모두 재판정에 서게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순실씨는 법정에 섰다. 최씨는 “억울한 부분이 많아서 밝혀지기를 바란다”고 항변했다.

윤전추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사 2명 청와대 들어가”

결론부터 말하면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헌법재판소가 5일 오전 10시부터 대통령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박 대통령측 변호인 서석구 변호사는 “북한 노동신문의 극찬을 받는 언론보도가 탄핵 사유로 결정된다면 이것이야말로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촛불 민심은 국민 민심이 아니다”고도 했다.

서 변호사는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으로 인해 인격모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은 “세월호 참사 당일 미용사를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진술했다. 박 대통령의 머리손질과 메이크업을 담당한 미용사 2명이다.

윤 행정관은 “8시30분쯤 대통령 호출을 받고 관저로 갔다”며 “다만 어떤 업무인지 그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씨가 출입증 없이 청와대에 드나들었느냐는 질문에도 “모른다”고 답했다. 최씨의 비밀 의상실 위치를 알려 준 사람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과 주사·기치료 아줌마는 본 적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세월호 7시간 행적을 묻는 박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은 모두 “업무를 수행했다”고 하지만 어떤 업무였는지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세월호 7시간 행적을 세세히 밝힐 것을 주문했지만 박 대통령측은 아직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윤 행정관은 “최순실씨가 대통령 개인 업무도 처리하고 순방 의상 관련 업무도 봤다”고 말했지만, 개인 업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없다”고 했다.

최순실 “미르·K스포츠재단, 대통령과 공모 없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최씨와 안 전 수석이 서로 알지 못한다”며 “검찰이 이들의 공모관계를 입증하기 어렵게 되자 박 대통령을 주모자로 끼워 넣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해 “모금을 위해 박 대통령·안 전 수석과 공모한 일이 없다”며 “두 재단에서 어떤 금전적 이익도 취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안 전 수석의 변호인 홍기채 변호사는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에게 대략적인 규모만 이야기했다”며 “일부 그룹은 모금 요청을 받아도 출연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 점만 보더라도 강요라 볼 수 있는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정 전 비서관의 변호인 차기환 변호사는 “변호인과 논의하고자 하는 쟁점을 적어 둔 메모를 압수당했다”며 “구치소에 있는 피의자에게서 (메모를) 가져간 건 변론권 침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3일 정 전 비서관 등이 수용된 서울구치소를 압수수색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오후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범죄인인도청구서를 절차에 따라 외교부에 전달하고, 동시에 덴마크 검찰에도 직접 송부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