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임금상승 폭이 예년과 비교해 크게 둔화한 가운데 중소기업들이 임금을 올리거나 이전 인상수준을 유지하면서 전체 노동자 임금은 상승 폭이 확대했다.

3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밝힌 ‘최근 임금 및 노동시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상용노동자 5인 이상 사업체의 명목임금상승률은 3.9%로 전년 같은 기간(3.4%)보다 0.5%포인트 높았다. 비정규직에 해당하는 비상용 노동자 명목임금상승률이 2015년 2.2%에서 지난해 2.9%로 높아졌다. 상용노동자 임금상승률은 3.9%였다.

기업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대기업의 임금인상률(1~9월 기준)은 2014년 4.3%에서 2015년 4.2%로 소폭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2.1%로 반토막 났다. 반면 중소기업 임금인상률은 2014년 2%에서 2015년 3.8%로 오른 뒤 지난해에도 3.8%의 인상률을 유지했다.

대기업 임금상승률 둔화는 초과근로를 포함한 노동시간단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김복순 노동연구원 전문위원은 “중소규모 사업체는 정액급여와 특별급여 증가율이 전년보다 확대된 반면 대규모 사업체는 정액급여 증가율이 큰 폭으로 둔화하면서 임금상승 폭을 줄였다”며 “지난해부터 대규모 사업체 초과급여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였는데, 초과근로시간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노동시간은 줄고 있었다. 지난해 1~9월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총노동시간은 169.4시간으로 전년 같은 기간(171.4시간)보다 2시간(1.2%) 감소했다. 상용노동자는 월평균 175.1시간, 비상용노동자는 113시간 일했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의 노동시간 감소 폭이 중소기업보다 컸다. 지난해 1~9월 사이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2015년보다 월평균 1.6시간 줄어든 170.4시간, 대기업 노동자들은 3.4시간 줄어든 165.7시간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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